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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한국경제] 세계경제 성장률 -0.9% 전망…"금융위기 때보다 심각"
9개 투자은행의 전망치 평균…2008년 금융위기 -0.1% 이후 최저
"코로나19 예상 못하는 상황…전망치 큰 의미 없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세계경제가 역(逆)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다.

8일 블룸버그와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9개 기관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최신 전망치 평균은 -0.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말까지 전망치를 발표한 골드만삭스·UBS·노무라·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성장률 전망치를 산술평균 낸 결과다. 가장 비관적인 예상을 한 노무라증권 전망치(-4.0%)를 제외하더라도 전망치 평균은 -0.5%로, 마이너스에 머문다.

전망대로라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세계경제가 0.1% 역성장한 이후 가장 어려운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 3.1%에서 무려 -4.0%포인트나 하락하는 셈이다. 다만 코로나19가 끝나는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4.6%로 점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JP모건은 올해 세계경제가 1.7%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세계경제 둔화 폭은 1980년대 초 및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크고 속도도 빠를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 추가 하강위험에 무게를 둔다"고 전망했다.

UBS는 올해 성장률을 -0.7%로 전망하면서 비교적 긍정적인 분석을 제시했다. 보고서를 통해 "이번 침체는 역사상 가장 짧은 침체(2분기)가 될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보다 은행부문 피해가 적다는 점은 빠른 반등을 지지하는 요인이나 피해가 서비스업에 집중된 만큼 고용 회복이 경기반등에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특성상 세계경제 침체가 길어진다면 내수 부진 터널도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 중국, 일본 3개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은 0.4∼0.5%포인트 낮아진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관건은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때까지 세계경제가 버틸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유사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위주로 침체가 있었고, 당시에도 중국은 9% 넘게 성장했었다"며 "지금은 지역별로 상황이 좋은 나라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2009년보다 경제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부채를 주요 리스크로 꼽는 김 교수는 "우리는 가계부채, 중국과 인도는 기업부채로 위험을 안고 있다"며 "실물경제 충격이 부채로 성장한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 성장률 전망치에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전세계 생산, 소비, 투자 등 모든 경제활동이 멈춘 상황"이라면서도 "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크게 의미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당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며 "1년을 놓고 경제를 봤을 땐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전망이 크게 바뀔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과감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 정도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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