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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외면한 10대 115만·20대 700만…‘거대한 무당층’ 형성
첫 선거10대 ‘초대받지 않은 손님’
20대 42% 여전히 지지정당 없어
“정치 소외가 무관심 불렀다” 지적

역대 선거 처음으로 10대(18~19세) 유권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이들이 포함된 20대까지의 유권자 중 절반 가까이는 총선을 일주일여 앞두고도 아직 지지 후보와 정당을 정하지 못했다. 청년들에 대한 정치권의 외면과 정치에 대한 젊은 세대의 혐오가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10대 유권자는 115만명으로 지난 총선 68만명에 비해 47만명 증가했다. 전체 유권자의 2.6%다. 이중 만 18세 유권자는 54만 8986명(1.2%)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10대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 신세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에서 선거교육이 사실상 무산됐을 뿐 아니라 청소년 대상 공약과 별도의 여론조사도 찾아보기 힘들다.

‘10대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정치적인 판단도 무관심의 한 이유다. 비중이 적은데다 투표율도 높지 않으리라 예상해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젊은 층의 정치혐오와 정치권의 무관심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데다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공약을 내놓지 않아 관심을 가질 유인마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18세 유권자들은 청소년을 겨냥한 공약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춘천시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남 모(18)씨는 “정시비중 확대나 특목고 일반고 전환 폐지같은 정책은 부모님의 관심사다. 학생 입장에서는 사회적배려대상자 범위 확대나 공교육 내실화가 더 피부에 와닿는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10대를 포함해 20대까지로 최하연령층을 넓혀보면 이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유독 무당층이 많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3월 3째주(지난달 17~19일) 50%로 정점에 달했던 20대(18~29세) 무당층은 3월 4째 주 46%, 총선 2주 전 최근 조사에서도 42%를 기록했다.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21대 총선 적극 투표참여 의향 조사에서도 70%를 상회하는 타 연령층과 달리 20대(18세~29세) 투표의사는 52.8%에 불과했다.

지지할만한 정당이 없다는 것이 청년들의 얘기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23살 김 모씨는 “일자리 문제·코로나19 초기 대응 등 여당에 많이 실망했으나 과거 행적을 생각해보면 통합당도 아닌 듯 하다”며 “찍을 정당이 없다”고 했다.

김동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이사는 “박빙 지역이 많은 수도권의 경우 20대가 누구를 지지하느냐 혹은 투표를 많이 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갈릴 가능성도 있다”며 “무당층을 어떻게 투표장으로 이끌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호 기자·박지영·김빛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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