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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모란 코로나19 대책위원장 "신종플루보다 고약한 코로나19, 영화같은 현실 경험 중"
-"코로나는 신종플루보다 전파력 높고 치명률 높아 관리 더 어려워"
-"국경 봉쇄되고 사람 간 연결 끊기는 영화같은 현실 경험하고 있어"
-"언제 끝날지 몰라, 코로나 이후 우리 삶은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것"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매일 수 백명의 사람이 죽어간다. 도시는 텅 비어있다. 영화 속 장면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지금 이런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34만여명, 사망자는 7만4000명을 넘었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아직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유례없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전 세계가 당혹감을 감추고 있지 못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이 언제 종료될지 단언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 누적 확진자 수가 지난 3일 1만명을 넘었다.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지 74일 만이다. 다른 나라보다 상황이 낫다고 하지만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집단발병이 생길지, 언제까지 이 상황이 이어질지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감염병 전문가 중 한명인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교수·사진)에게 현재까지의 상황,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Q: 국내 확진자가 1만명을 넘었다. 현재까지 상황을 다른 감염병과 비교해 평가한다면.

코로나19는 병원 내 감염이 주였던 메르스보다는 2009년 신종플루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세계 대유행(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을 감염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신종플루보다 더 고약하다. 확산속도도 빠르고 치명률도 높다. 무증상이나 잠복기에도 전파시킨다. 관리하기 훨씬 어려운 감염병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많은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 중세시대에서나 보던 것이 초연결된 사회인 21세기에 재현되고 있다. 교통 및 교류까지 차단시켰다. 감염병이 모든 걸 바꿨다. 우리는 지금 너무나 영화같은 비현실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Q: 각 국의 봉쇄 정책은 적절한 조치인가.

영화에서 보면 지역을 봉쇄하면 사람들이 패닉에 빠진다. 그럼 그 지역을 탈출하거나 사재기를 한다. 중국처럼 문 앞에서 지키고 집 밖으로 못 나오게 할 것인가. 사회주의 국가면 몰라도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현재 치료제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Q: 코로나19 상황 언제까지 이어질까.

중국에서는 12월 말, 국내에서는 1월 말부터 시작됐다. 우리는 28번째 환자까지는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고 하지만 이미 그 시점에 다른 환자(31번째)가 대구에 들어가 감염이 퍼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런 도미노 현상이 지금 유럽, 미주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국이 우한시를 봉쇄했다지만 이미 그 때 감염원들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져 나갔을 것이다. 발생 시차가 있을 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하루 두 자릿 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한 자리수로 낮춰질 때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더구나 우리가 끝났다고 끝나는게 아니다. 전 세계가 조용해질 때까지 봐야하기에 장기전으로 갈 수 밖에 없다.

Q: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사람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개학도 연기되고 있다. 언제까지 이어져야 하나.

학교와 어린이집을 닫았다가 아직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제 지쳤다고 문을 열어야 하나. 만약 개학을 했다가 학교에서 환자가 나오면 그 학생은 그 학교 못 다닌다. 그 학생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건강이 나빠질까도 있지만 사회적 낙인이 더 무섭다. 아직 우리 사회는 환자에 대한 혐오가 큰 공포다.

Q: 코로나19 상황도 언젠가는 잠잠해질 것이다. 이후 우리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나.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우리는 이전 생활로 100%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코로나가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해줬다. 감염에 취약한 정신병원이나 콜센터 등의 열악한 환경 등을 보게 됐다. 우리는 이런 취약한 부분을 찾아 어떻게 바꿔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또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익숙하지 않아 미루고 있던 제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감염병 관리에 있어 엄청나게 시스템을 재정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가 되는 것도 반갑지만은 않다. 호되게 당할수록 엄청나게 바꾸게 된다. 반면 크게 겪지 않으면 ‘이만하면 된 거 아냐’하며 별로 투자하지 않을 수 있다.

사태 종료 후 전문 평가기관을 도입해야 한다. 경제정책을 연구하고 평가를 하는 KDI(한국개발연구원)처럼 보건의료 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싱크탱크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위기가 찾아와도 어떤 대책이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지 대응할 수 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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