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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수원 등 아파트 경매 ‘풍선효과’ 뚜렷
휴정 후 법정 문을 열자, 응찰자 대거 몰려
의정부·인천·용인·수원 등 ‘고가낙찰’ 속출
“분위기 휩싸이는 경매 투자 조심해야”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이달 2일 인천지방법원 경매12계. 남동구 구월동 ‘구월힐스테이트’ 75㎡(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왔다. 이미 한 차례 유찰돼 감정가(3억5000만원)의 70%인 2억450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가 시작됐다.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응찰자가 40명이나 몰리면서 경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낙찰가는 4억5499만원까지 치솟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130%나 됐다.

이날 이 법원엔 감정가 4억2400만원인 서구 청라동 ‘호반베르디움’ 85㎡도 처음 경매에 나와 5억4399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35명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낙찰가율은 128%까지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빠르게 꺾이는 가운데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규제를 덜 받는 인천, 수원, 용인 등지의 9억원 이하 아파트로 응찰자가 대거 몰리는 현상이다.

2일 수원지법 경매18계에선 6건의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는데, 4건이 낙찰가율 100%를 넘으며 새 주인을 찾았다. 4건 모두 처음 경매나 나와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낙찰됐다. 예컨대 감정가 2억6800만원인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신갈현대’ 85㎡에 12명이 입찰해 3억52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31%나 됐다.

같은 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3계엔 9건의 아파트가 경매에 나와 7건 낙찰됐다. 전체 낙찰 중 5건이 낙찰가율 100%를 넘는 ‘고가낙찰’이었다.

이 중에는 지난 1월30일 이미 한 차례 유찰돼 감정가(2억3700만원)의 70%인 1억6590만원을 최저가로 입찰을 개시한 안산시 상록구 사동 ‘푸른마을’ 4단지 85㎡도 있었다. 1월엔 한명도 응찰하지 않았던 이 아파트 경매엔 이날 38명이나 몰렸다. 결국 2억4659만원에 입찰한 임모씨가 새 주인이 됐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2월25일 대법원이 코로나19 사태로 법정 휴정을 권고한 이후, 수도권 모든 법원이 보름 이상 문을 닫고, 의정부지법과 인천지법이 경매 법정을 다시 열면서 본격화했다.

3월 16일 휴정 권고 이후 수도권 경매 법원 중 처음 문을 연 의정부지법 경매11계에 나온 녹양동 ‘녹양힐스테이트’ 85㎡엔 무려 73명이 응찰했다. 응찰자가 한명도 없어 한차례 유찰돼 감정가(2억7000만원)의 70%인 1억8900만원부터 입찰을 시작한 이날 경매에서 낙찰가는 2억6545만원(낙찰가율 98%)이나 됐다.

다음날인 17일에도 이 법원의 경매5계가 문을 열었는데, 역시 사람이 대거 몰리는 사례가 속출했다. 예컨대 의정부시 민락동 ‘산들마을’ 85㎡엔 67명이 응찰했다. 역시 한차례 유찰된 이후 감정가(1억8500만원)의 70%인 1억295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한 이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5%(낙찰가 1억7513만원)까지 올라갔다.

17일 인천지법 경매24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인천에서도 보기 드물기 서구 가좌동 현대아파트 85㎡에 30명이 응찰했다. 이 아파트도 한차례 유찰후 감정가(2억1000만원)의 70%인 1억4700만원부터 경매가 시작됐는데, 1억9863만원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이 95%까지 높아졌다.

이후 수도권 경매 법정에선 인천지법, 수원지법, 의정부 지법 중심으로 문을 열었고, 사람들이 30명 이상 몰리는 사례가 많았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3월 이후 수도권 경매는 의정부, 인천, 수원 밖에 없다는 말이 돌 정도”라면서 “경매시장에서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아파트 중 저평가 됐던 물건으로 관심이 쏠리는 전형적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요즘 인천과 의정부 경매 법정에 가면 사람들이 대거 몰려 놀랄 정도”라면서 “매매시장이 빠르게 꺾이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에 휩싸이는 경매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아파트 밀집지역. [인천경제자유구역청]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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