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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주택시장] “살 때인가? 팔 때인가?…집값 어떻게 될지 한 치 앞도 안 보여요”

  • 집값 어디로 가나
    서울 아파트 매매가 39주 만에 하락
    강남권 핵심지 가격 널뛰기로 혼란
    인천·오산·군포 등 풍선효과 확산
    “다주택자 급매물 늘면 조정 빠를 수도”
  • 기사입력 2020-04-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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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상한 일이에요. 더 오를 거 같진 않거든요. 그런데 다주택자들도 (시세보다) 싸게 내놓기는 싫다고 하네요.”(반포동 A공인중개사)

“거래를 앞두고 1억원만 빼달라고 해서 매도자가 가격을 내리면, 이번에는 매수자가 더 떨어질 것 같다고 안 산다고 하네요. 양쪽 심리전에 거래가 무산된 게 한두 번이 아니에요.”(잠원동 B공인중개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와 정부의 잇따른 규제 정책 등의 여파로 서울 및 수도권 주택시장 혼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시장에 뛰어든 매수자와 매도자 상당수는 “집값이 어떻게 될지 한 치 앞도 모르겠다”고 입을 모은다.

잠실 대단지 아파트는 석 달 사이 실거래가만 5억원 가까이 출렁이고, ‘초고가 아파트’는 연초부터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청약시장은 유례없는 흥행 조짐이 나타나고, 일부 지역의 경우 집값은 떨어지는데 전·월세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모습도 관측된다. 3일 헤럴드경제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방안 등을 짚어봤다. ▶관련기사 16면

▶부침 심한 강남 아파트 “살 때인가, 팔 때인가”=3월 마지막 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하며 39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 자체로는 집값 안정화 구간에 진입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강남권 핵심지 아파트는 지난 1분기 유독 오르내림이 심했다. 투자 성격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는 하락폭이 컸지만, 교육 수요가 높은 대치동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들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단지에서도 한두 건의 급매 거래에 따라 ‘가격 널뛰기’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해 말 20억5000만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에는 16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불과 6일 뒤 19억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도 지난 2월 작년 말 기록한 신고가(26억8000만원)보다 5억원가량 하락한 21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열흘 후엔 다시 24억2000만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현재 시점을 강남 입성 기회로 보는 수요자들은 저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매물이 쌓여 있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강남고속터미널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언론에 급매물 거래 한두 건 기사가 나오면 그 가격대를 찾는 문의전화가 많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매물도 거의 없는 데다 호가 또한 기대했던 금액보다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거주자의 경우에는 보유세 폭탄과 집값 하락 가능성에도 “주식처럼 당장 팔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교통과 자녀교육 등 지금의 생활 인프라를 포기해야 하는 만큼 일단 버티자는 심리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금부자’들은 시세와 상관없이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와 한남동 ‘한남더힐’ 등 서울의 대표적인 비싼 아파트들은 연초 잇달아 신고가를 기록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위원은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최근 단기간에 급등했던 서울의 9억원 초과 고가 주택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상반기 내 마무리될 경우 어느 정도 가격이 조정될 수 있겠지만 급락하는 정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매수자는 먼저 자금계획을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자금 여력이 있다면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실수요자의 경우에는 떨어지는 것만 바라보다 매수 시점을 실기(失機)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전히 뜨거운 수도권, 언제까지? “매수심리 위축 빨라질 수도”=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경기도 과천·성남 분당구 등을 제외하면 수도권 대부분은 9억원 초과 주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비규제지역은 최근 ‘풍선효과’가 두드러지면서 거래량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C공인중개사는 “하루에도 30건에 가까운 문의전화가 걸려온다”며 “갑자기 호가가 급등하면서 오히려 실수요자들이 놀라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1분기 서울 포함해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만8047건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1000건 이상이 거래된 것으로, 1분기 기준으로 통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최대 기록이다. 실거래 신고일(30일)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10만건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서울은 1만7357건이 거래되며 직전 4분기(3만2605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경기(6만3977건)와 인천(1만6713건)이 전 분기 대비 각각 6.8%, 35.7% 늘어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1분기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오른 곳은 수원으로 12.97%를 기록했다. 하지만 2·20 대책 이후 수원과 용인 안양 등의 상승폭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반면 비규제지역인 인천을 비롯해 오산 군포 등은 ‘풍선효과 수혜지’로 지목되며 빠른 속도로 오르는 상황이다. 군포의 경우 3월 한 달 동안 6.22% 급등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정부 정책과 4·15총선, 경기침체 등 각종 변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수도권의 경우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 중심으로 여전히 갭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공급과 규제 대책 여하에 따라 집값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주택자들의 움직임 또한 주목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12·16 대책에서 오는 6월 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면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규제지역의 다주택자가 움직이면 다른 지역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경기·인천은 아직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연초 가격 급등 피로감이 누적돼 있고 정부 규제와 경기침체 우려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며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으로 2분기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늘어날 경우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가격 조정 국면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연진·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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