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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WHO 마스크 혼란이 글로벌 코로나 재앙 키웠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제야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마스크 착용의 유용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일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역 사회 차원에서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평가하는 중”이라면서 “다른 보호 조치와 결합해야만 마스크 착용에 효과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팬데믹을 조기 종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마스크 방역을 권고할 때도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데 유용하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주장해 온 그다. 오히려 “잘못된 방법으로 마스크를 쓰거나 벗으면 손이 오염될 가능성이 크며 마스크 때문에 얼굴과 손이 접촉하는 경향이 더 많다”고까지 얘기했었다. ‘마스크 무용론’을 넘어 ‘마스크 피해론’까지 주장해놓고는 이제와서 “팬데믹이 진화할 때 증거와 WHO의 조언도 진화한다”는 변명과 함께 마스크 사용 권고로 돌아선 것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게다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판단 오류에 대한 사과도 없다. 대책없는 마스크 무용론으로 글로벌 코로나19 재앙을 만들어놓고 하는 말 바꾸기 치고는 뻔뻔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WHO의 행동지침은 권고사항일 뿐이다. 법률적인 책임도 없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체코 등 일부 유럽국가가 WHO의 입장과 달리 공공장소나 밀접 접촉지역의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한 것도 그런 이유다. 이제 미국을 비롯한 나라들도 뒤따를게 분명하다. 기하급수적이고 무차별적으로 확진자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안 그럴 도리가 없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진자는 85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4만명을 넘었다. 아직 정점은 오지도 않았다.

문제는 마스크 수급이다. 유럽과 미국은 중국으로부터의 황사나 미세먼지의 피해가 없다. 심지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걸 기피한다. 그래서 마스크 제조 설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벌써 의료진을 위한 물량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제 글로벌 마스크 대란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석 달이 넘었다. 정확한 통찰력으로 판단만 제대로 했다면 국제적인 마스크 공조는 가능하고도 남았다. 지금이라도 WHO는 국제적인 마스크 제조 비상대책에 나서야 한다. 개인 보호 장비의 생산과 보급을 위해 각국 정부, 제조업체와 협력하고 있다는 구두선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국제기금을 활용한 마스크 생산설비 구축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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