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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윗집 ‘쿵쿵’소리 좀 어떻게”…코로나에 층간소음 민원 역대최다
휴교·재택근무로 재가시간 늘며
2~3월 170건…통계 이래 최고치
‘사회적거리두기 그늘’ 일상속으로

“아랫집 어르신들이 조금만 주의시켜달라고 하고 간곡히 부탁하고 내려가시네요. 한창 뛰어놀 아이들이 집에만 콕 박혀있으니 몸이 쑤시겠지요. 학교 가자마자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싶은 게 요즘 제일 큰 소원이랍니다. 뛰지 말란 잔소리가 미안해집니다.”

“어제 이어 오늘도 아이 낮잠 잘 시간에 아파트 내 층간소음방지 방송이 나오네요. 주말인데도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못하고, 하루종일 아이들이랑 TV만 볼 수도 없고, 놀이터도 키즈카페도 걱정돼서 못가고…. 오늘도 신랑 차 타고 무한 뺑뺑이 시켜야하나요?”

서울 지역 한 맘카페에 올라 온 층간소음 관련 고충 글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각급 학교가 휴교하고, 학원이 쉬고, 회사가 재택근무에 나서 온 가족이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따라 늘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난 2월과 3월 두달간 공동주택 층간소음 민원은 170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9건) 보다 42.8% 많은 것이다. 서울시가 층간소음 민원을 받고 상담을 시작한 2014년 4월 이래 2·3월 수치로는 가장 높다.

특히 올해 1월에만 해도 51건으로 전년 동월 보다 44% 적고,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낮았지만, 2월 들어 76건, 3월에는 94건 등으로 늘어났다. 3월 한달 수치로도 역대 최고치다. 보통 층간소음 민원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겨울철에 늘고, 외출이 많은 행락철과 여름에는 줄어든다. 개학과 봄 나들이 바깥 출입이 많은 3월부터 층간소음 민원이 잦아들지만 올해는 반대로 됐다.

시는 1차 전화(02-2133-7298) 상담으로 민원인의 고충을 들어주고 대화로 해결하도록 유도한다. 만일 분쟁조정을 원하면 절차를 안내하고 현장 확인도 거쳐 조정한다. 상담센터에는 상담사 2명이 교대 근무 중이다. 공동주택 내 층간소음, 벽간 소음이 분쟁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2014~2019년 층간소음 민원의 유형을 보면 ‘뛰거나 걷는 소음’이 절반을 넘는 55%를 차지한다. 이어 ‘망치질·가구끌기·문여닫는 소음’(8.2%), ‘악기·운동기구·가전제품 사용’(5.2%), ‘애완동물 짖는 소리’(4.4%), ‘주방·화장실 사용’(1.8%) 순이다.

층간소음 민원 추이와 달리 서울시 환경분쟁조정위에 접수 된 올해 2~3월 소음 민원은 22건으로, 2018년(40건), 2019년(24건) 보다 줄었다. 환경분쟁조정위로는 건설현장 공사 소음 같은 집단 민원이 많고, 전화 상담이 아닌 서면으로만 접수 받는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서 공사 소음 민원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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