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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수궁 내 일제 잔재, 내·외국인 휴게,전시공간으로 탈바꿈
식산은행 자금 흡수하던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덕수궁 내 일제 잔재가 관람객의 휴게공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사전에 따르면, 조선식산은행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에서 신용 기구를 통한 착취를 강화하기 위하여 만든 은행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실질적인 지배를 받으면서 일제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 침략에 큰 역할을 하였다. 보통 은행의 업무를 겸하면서 농촌 수탈에 자금을 대 주고 식민지 산업을 지원했다고 한다.

조선저축은행은 1929년에 유일한 서민 금융 기관을 표방하며 설립됐지만, 일제 당시에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식산 은행의 자금 흡수 기관으로 일관했다.

덕수궁 안에는 조선저축은행의 중역들이 살던 사택이 있는데, 이 건물이 내·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건물은 일제의 궁궐 훼손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이다.

덕수궁 내 조선저축은행의 중역들이 살던 사택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나명하)는 2011년 미국과의 토지 교환을 통해 확보한 ‘덕수궁 선원전 영역’과 2018년 개방된 ‘고종의 길’ 등 덕수궁 주변을 탐방 하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덕수궁 선원전 영역 안에 있는 이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을 관람 편의시설로 만들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궁능유적본부는 “덕수궁 선원전 영역의 복원을 통해 대한제국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일제 강점기 궁궐 훼철과 관련된 역사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사업으로 관람객들이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보다 편하게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덕수궁 선원전 영역은 역대 왕들의 어진, 신주, 신위 등을 모신 곳으로 궁궐 내 가장 신성한 공간이었으나, 일제에 의해 훼철된 이후에는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대사관저, 경기여고 용지로 사용되다가 2003년 선원전 터가 확인되고 문화재청이 2011년 미국과 토지 교환을 하면서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공간은 앞으로 2039년 완료예정인 선원전 영역 복원사업의 주요 사업 내용과 추진 계획 등을 안내·홍보하는 곳으로도 활용되며, 전시실에는 선원전이 1901년 조성된 이후 1920년 일제에 의해 훼철되고, 1945년 이후 미국대사관저로 활용되었던 시기를 거쳐 2011년 미국 정부와 토지 교환 끝에 다시 우리 품에 돌아온 질곡 많은 역사를 담은 옛 모습과 변천사에 대한 자료들을 보여주게 된다.

선원전이 있는 정동 일대는 고종의 길 개방(2018년), 덕수궁 돌담길 연결(2018년), 정동 지역 도심 재생화 사업 추진 등 덕수궁과 근대 역사 관련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관람객들의 방문이 최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 구세군 제일교회, 덕수초등학교, 미대사관저, 영국대사관 등 기존 시설물들이 인접해 있어 별도의 편의시설을 마련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방문객들이 관람에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궁능유적본부는 올해 약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 공간으로 관람객들의 편의시실 겸 전시실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공간은 덕수궁 선원전 복원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2030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그 이후의 보존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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