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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뢰 잃은 음원 시장…플로·바이브가 빼든 카드 ‘공정’

  • 사재기·차트 조작 고질병 도려내기
    음원 플랫폼 후발주자들 ‘혁신 선언’
    플로, 실시간 차트 폐지 ‘일간’ 단위로
    비정상적 방법 통한 순위 변화 차단
    바이브, 음원 사용료 정산방식 변경
    “기존 차트비율 따른 수익분배 탈피
    내가 낸 돈 내가 들은 음악 창작자에”
  • 기사입력 2020-03-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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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는 1시간 단위로 바뀌는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단위 일간 차트를 도입했다(사진 왼쪽). 바이브는 국내 음원 사이트 최초로 ‘내가 들은 음악의 저작자들에게만 내 음원 사용료가 전달’되는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을 올 상반기 도입할 계획이다. [플로·바이브 제공]

‘기계픽(pick·기계가 고른 음악이라는 뜻의 신조어)’이라는 오명으로 얼룩지며 신뢰가 무너진 음악 플랫폼이 대대적인 ‘혁신’에 돌입했다. 청취자들의 무너진 신뢰를 바로 세우고, 돌아선 발길을 잡기 위해 꺼낸 것은 ‘공정 카드’. 가요계의 고질적 병폐를 손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음원 업계 후발주자인 ‘플로’와 ‘바이브’다.

플로는 1시간 단위로 바뀌는 실시간 차트를 폐지했고, 바이브는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비정상적인 음악 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최근 음악 플랫폼들이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환영했다.

▶음원 플랫폼의 변화…왜?=‘차트’는 대대로 대중음악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였다. 과거 ‘길보드 차트’나 음악방송의 순위는 최신 인기가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로 여겨졌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오프라인의 순위를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음원 차트다. 멜론과 같은 대형 음원 플랫폼이 선보이는 실시간 차트는 인기와 성공의 바로미터였다. 음원 차트가 신뢰를 잃은 것은 지난해부터 일파만파 퍼진 사재기 논란 때문이다. 가뜩이나 패권 경쟁이 극에 달했던 음원 플랫폼 시장은 사재기와 차트 조작으로 몸살을 앓으며 서서히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월 기준 음원 플랫폼 시장은 업계의 절대 강자 멜론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멜론의 현재 점유율은 38.6%.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나 카카오 인수 당시 60%에 달했던 점유율에 비한다면 입지는 눈에 띄게 줄었다. 2위는 25.7%의 지니뮤직이다. 지니뮤직은 2018년 음원 플랫폼 ‘엠넷’을 운영하는 CJ디지털뮤직을 인수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위는 멜론의 친정인 SK텔레콤의 신규 음악플랫폼 플로다. 현재 플로의 점유율은 17.7%다. 그 뒤로 네이버뮤직, 바이브, 벅스가 따라가고 있다.

음원 플랫폼의 후발주자들은 멜론이 건재한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가요계의 병폐에 칼을 겨눴다.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음악 시장을 정상화하고, 기존의 패권을 흔들어보겠다는 시도가 읽힌다.

▶실시간 차트 폐지…사재기 차단하고 공정성 높인다=플로의 실시간 차트 폐지는 가요계의 썩은 고름을 짜내는 시도다. 플로 관계자는 “1시간 단위 음악 재생 횟수에만 의존하는 기존 실시간 차트는 다양한 방식으로 왜곡이 일어났다”며 “24시간 단위 차트를 통해 짧은 시간 내 비정상적인 행위로 차트에 진입하는 차트 왜곡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로 차트에선 비정상적 청취자 아이디를 감지해 걸러내는 작업을 거쳐 24시간 차트에 반영한다. 사재기로 인한 차트 조작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실시간 차트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등장한 플로의 과감한 시도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다만 이 차트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은 “일반적인 이용자들은 이것이 실시간 차트인지 누적 차트인지 모를 수도 있어 인식 변화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 변경…기존의 틀 허문다=네이버가 운영하는 인공지능(AI) 음악 서비스 ‘바이브’는 기존의 틀을 허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음원 사용료 정산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 대수술이다.

현재의 음원 사용료는 멜론과 같은 음악 플랫폼이 35%, 작곡·작사가, 음반 제작자, 가수 등 창작자가 65%를 가져간다. 문제는 기존 음악 플랫폼의 사용료 정산 방식은 다소 비정상적이라는 점이다. 전체 재생 횟수에서 특정 음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창작자 몫을 배분하는 ‘비례배분제’다. 즉, 이용자가 특정 음악을 많이 듣는다고 해도 그 음악에 이용요금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기존 정산 방식은 차트의 비율에 따라 수익이 분배된다”며 “가령 인디 음악을 많이 듣는다고 해서 그 뮤지션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이익은 없다는 것이 기존 정산 방식의 고질적 문제다”라고 말했다.

바이브의 시도는 내가 낸 요금은 내가 들은 음악의 창작자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비례배분제가 차트 상위권의 뮤지션들에 이익이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겠다는 것이 음원 수익 정산구조 개편의 취지다. 윤 부회장은 “기존의 잘못된 시스템이 공정한 시스템으로 바뀌는 것이라 긍정적이다”라며 “다만 새 정산 방식이 모든 창작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정산방식은 차트 100위 안에 있는 팀들이 수익을 나눴다면, 새 방식은 차트 100∼300위권 팀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바이브는 새로운 정산방식을 상반기 중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정이 험난하다. 유통사와 음악 저작권자들을 대변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저작권 신탁단체들과 합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두 플랫폼의 시도는 보다 공정한 구조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지금의 구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결국 가장 영향력이 있는 플랫폼이 시도하지 않는다면 큰 변화를 일으키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현재의 시도를 신중하게 살피고 있다. 1위 플랫폼 멜론 측은 “이전부터 음악산업 내 관계자, 유관기관과 권리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협의해온 만큼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좋은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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