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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스트리트 위해 죽지 않겠다’…트럼프 ‘부활절’ 시간표 역풍 맞아
오바마, 트위터에 ‘사회적 거리두기’ 강조
바이든, 임의·상징적 시간표 맞춰선 안돼
서머스 전 재무, 트럼프 경제 큰 그림 놓쳐
LA 시장, 시민들 최소 두 달 집에 머물러야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를 위해 죽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쓰고,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까지 경제활동을 재개토록 하고 싶다고 하자 저항의 뜻을 표출한 것이다.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 와중에 부활절(4월 12일)까지 경제활동을 재가동하고 싶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역풍이 거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일부 주지사·시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회의적이다. 온라인에선 ‘#월스트리트를 위해 죽지 않겠다(#NotDying4WallStreet)’는 비판 문구가 퍼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뉴욕시 병원 의료진이 밀려드는 코로나19 환자로 고생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공유, “의료 영웅들이 직면한 부담이 전국적으로 더 심화하고 있다”며 “광범위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을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유지해야 할 또 다른 이유다. 우리 뿐만 아니라 그들을 위해서도 그렇다”라고 썼다. 트럼프 행정부를 우회 비판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부활절까지 이 나라를 다시 열고 싶다”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의 해제나 완화를 언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게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트위터]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자택 지하실에 마련한 스튜디오를 활용해 진행한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모두 최대한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게 가능하려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현명한 방법을 택해야지 임의적·상징적 시간표에 맞춰선 안된다”고 했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제 정상으로 돌아갈지는 과학·의료적 조언에 기반해 결정할 것”이라며 “그(대통령)가 맞길 바라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데이터는 그걸 시사하지 않는다”고 했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LA시민은 최소 두 달 혹은 더 길게 집에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는 경제에 대한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내고 “조급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를 폐기하거나 완화하면 경제와 보건 모두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경제가 작동하게 도움을 줄 시간이 올 거다. 신규 확진자가 더는 늘어나지 않는 때”라고 지적했다.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월스트리트(월가)를 위해 죽지 않겠다’는 해시태그가 늘고 있다. 국민의 생명보다 경제·주가만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항의 뜻을 표출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른바 ‘부활절’ 발언을 내놓기 직전 금융계 유력자들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제활동 재개 시점을 부활절로 정한 걸로 알려져 월가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통화에 참여한 인물은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다니엘 로엡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로버트 스미스 비스타에쿼티 CEO, 폴 튜더 존스 저스트캐피털 CEO, 제프리 스프레처 뉴욕증거래소 회장 등 5명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붕괴 가능성에 안절부절이지만, 미국인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린다. 블룸버그는 이날 젊은층부터 고령자까지 유언장을 서둘러 작성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50대의 부유한 커플은 포르쉐를 타고 주자창에서 마스크를 낀 채 유언장을 만들었다는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의 사례 등을 전했다.

통계 전문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6만5424명으로 6만명을 돌파했다. 중국·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928명으로 전날보다 138명 늘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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