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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警, ‘와치맨’ 신상공개 불가 입장…“피고 아닌 피의자가 대상”
경찰 “신상공개, 피의자만 할 수 있어”
검찰 “이름도 공개않고 있어…힘들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지난 24일 은 국민의 알 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상섭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공유방인 '박사방'의 주범 조주빈(25)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죄질이 비슷한 N번방의 '와치맨' 전모(38 )씨의 신상공개는 사실상 불가하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25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신상공개는 ‘피의자’만 할 수 있다”며 “현재 와치맨의 경우 기소가 된 피고인이다. 이를 공개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조주빈은 성폭력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성폭법)으로 신상 공개가 된 첫 사례다. 그동안 신상 공개는 특정강력범죄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특강법)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일 경우에 이뤄져왔다. 고유정, 장대오 등의 흉악범이 이법에 따라 신상이 공개됐다.

문제는 신상공개를 규정한 ‘성폭법’ 제25조나 ‘특강법’ 제8조 제2항 모두 ‘피의자’를 신상 공개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와치맨’ 전 씨는 이미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어 피의자가 아닌 피고인 신분이다. 법률에 따른 신상공개 대상이 아닌 것이다. 전 씨는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 공유방인 ‘n번방’의 두 번째 운영자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와치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조주빈과 죄질이 비슷한 전 씨에 대해서도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경찰 입장에서는 이미 검찰에 신병이 넘어간 상태라 전 씨에 대한 신상 공개에 대한 법리적 검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씨를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신병과 사건 기록 등 모든 것이 검찰에 넘어가 있는 상태라, 신상 공개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의자 신분이 아닌 사람에 대해 신상 공개 검토를 진행한 사례가 없지는 않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의 경우,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참고인 조사를 받을 당시 경찰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신상 공개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초 언론을 통해 이춘재의 이름, 얼굴 등이 공개됐지만 경찰은 공식적으로 신상 공개를 하지 못했다. 이춘재는 같은 달 중순 경찰에 입건될 때까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경찰은 언론에 의해 이춘재의 이름이 공개된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인 지난해 12월 19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이춘재의 신상을 공개했다.

신병을 인수한 검찰 역시 전 씨에 대한 신상 공개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검찰 쪽에서는 이름조차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신상 공개는 힘들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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