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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구 옮길 수 있겠느냐’는 공관위 의견에“…컷오프 하시라…기꺼이 희생양 되겠다”했다
원조소장파 정병국 불출마 소회
개혁 칼 피하지 않는 전략 택해
검은 손 없다…공관위 비판 자제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 [이상섭 기자]

“희생이 더 있어야 한다면, 나를 다른 지역구로 옮기지 말고 아예 공천배제(컷오프) 시켜달라. 기꺼이 희생양이 될테니.”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5선·경기 여주양평)은 4·15 총선에 앞서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해 이같은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불출마를 결심한 내막에 대해 “공관위가 앞서 영남권에 대거 컷오프를 했다. 그 안에서 집단 반발이 일자 다선인 제 거취를 어떻게 할지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공관위에서 지역구를 옮길 수 있겠느냐는 전화가 왔는데, 그 말의 뜻을 읽은 후 (아예)희생양이 되길 자처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늘 개혁을 말하면서 지금까지 왔다”며 “이제 나에게 그 개혁의 칼이 올 때 이를 피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4·15 총선이 근 3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 의원은 통합당의 총선 승리 조건으로 ‘대안’을 강조했다. 그는 불출마를 선언한 후에도 총선 선거대책위원장과 서울 강남을의 구원투수 등 자리에 막판까지 이름이 오르내린 인사다. 그만큼 통찰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자유한국당(현 통합당)은 반문(반문재인)만 외칠 뿐, 대안이 없었다”며 “통합당도 무엇을 할 것인지를 선명히 하지 않는다면, 다시 ‘탄핵세력’으로 역공받을 수 있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야권 내에선 문 정권이 경제 불황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들뜬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만 정 의원은 이런 상황에도 “(승리 확률은)반반”이라며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는 “지난 3년 자유한국당은 반문 전선에서 투쟁만 했다”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도 반대만 했을 뿐, 대안을 꺼내지 못해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힘들어하는 점을 토대로 반문 이상의 것을 내보여야 한다”며 “국민은 그래야만 문 정권을 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통합당 지도부를 향해선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대한 ‘막판 흔들기’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관위의 제안을 고사하고 불출마를 택한 인사가 공관위에 되레 힘을 실어주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그는 “이번 공관위에는 최소한 ‘검은 손’은 없다”며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왜 미련없이 떠나겠느냐. 구성원들 모두 사심 있는 인사들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의 높이 사는 면 중 하나도 그간 공관위에 아무런 압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마무리 단계 때 흔들기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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