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서면간담회
“‘박사’ 신상공개위 내일 열려”
[헤럴드경제=박병국·박상현 기자]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물을 공유한 ‘ n번방’과 ‘박사방’회원들이 수사망을 피해 또 다른 메신저인 디스코드로 옮겨 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업체가 “요청시 (수사)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한국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서면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디스코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기업으로, 관련 절차에 따라 요청 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경찰청은 사이버안전국 내 ‘글로벌 IT기업 공조전담팀’을 신설, 해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자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디스코드 내 아동 성착취물·불법 음란물 유통 사례를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9일 여성단체로부터 다수의 제보를 접수해 분석 중이다. 민 청장은 “전국의 사이버성폭력 전담 수사팀을 중심으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해외 법 집행기관 등과 긴밀히 공조하여 적극 수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민 청장은 구속된 ‘박사방’ 운영자인 20대 남성 조모씨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 “신상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범죄 예방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결정돼야 한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내일(24일)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하여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은 내부 위원 3명, 외부 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조 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 씨는 지난 16일 체포돼 19일 구속됐다. 조 씨는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 사진을 받아 내고 이를 빌미로 성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한 뒤 이를 ‘박사방’에서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 글에 대한 참여 인원은23일 오전 10시30분 기준 220만명을 돌파했다. 조 씨뿐만 아니라 ‘n번방’을 가입한 회원들 모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원도 151만명을 넘어섰다. ‘n번방’에 가입된 회원들은 모두 26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