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 집중 육성 4차산업이 돌파구
한국기업도 관련 부문 공략해야
김현태 코트라 방콕무역관장 |
코로나19로 인해 태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몇 년간 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관광산업(2019년 기준 GDP의 약 11%)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주요 경제연구소들이 2020년 태국 경제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면서 1% 미만 성장 예측을 발표한 기관까지 나왔다.
태국은 2019년 7월 총선을 통해 신정부가 들어선 뒤 경제 성장을 최우선에 놓고 ‘태국 4.0’, ‘동부경제회랑(EEC)’ 개발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시기에 미-중 무역갈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 둔화, 바트화 강세, 가뭄, 예산통과 지연 등 대내외적 악재를 겪게 된다. 경제 성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던 중 코로나19 사태마저 발생했다.
위기는 기회를 불러온다고 하던가? 필자는 태국 정부가 중점 육성하고 있는 ‘4차 산업’ 분야 협력 강화를 통해 작금의 어려운 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디지털 콘텐츠’다. 태국 교육계는 3월 15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자 국공립 및 사립대학교를 중심으로 5월까지 온라인 플랫폼으로 수업을 대체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태국 교육 시스템의 풍토를 바꾸는 시발점이 되었다. ‘인강’, 즉 인터넷 강의로 대두되는 이러닝 플랫폼은 우리의 강점 분야가 아니던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온라인 게임’ 시간이 증가하는 현상은 우리 게임 기업들에게는 청신호다.
둘째, ‘스마트시티’다. 태국 정부는 2022년까지 100개의 스마트시티 조성과 더 나아가 아세안 스마트시티 선도국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칫 허황된 목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필자가 지난 1~2월 동부 라용주의 반창지역, 이싼(북동부)의 콘껜주와 우돈타니주 관계자들과의 면담 결과 실제로 스마트시티에 대한 높은 관심도가 확인되었다. 방콕무역관은 대중소 스타트업 기업의 기술, 상품, 서비스를 패키지화환 한국형 스마트시티 모델의 태국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셋째, ‘미래산업’이다. 우리나라는 태국 정부가 지정한 12대 미래산업 중 특히 차세대 자동차, 로봇,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 ‘전장화·경량화·그린화’로 대표되는 자동차 산업의 지각변화가 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최근 2025년까지 태국을 아세안 전기자동차 및 전기이륜차 허브로 전환하기 위한 태국 전기차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기에 배터리, 컨버터, 회로차단기 등 전기차 생산 관련 부품과 충전소 등 전기차 인프라 관련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
로봇 산업은 우리 기업의 시범 보급 경험이 있는 스마트팩토리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헬스케어는 원격의료, 병원 자동화 시스템, 시니어케어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4차산업 분야에서 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여 선점하게 되면, 동남아의 중심국인 태국을 거점으로 동남아 전체로 성공 경험을 확산시켜 나가는 기회가 될 것이요, 태국은 오랜 기간의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을 향해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바로 상생(相生) 전략의 표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