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당대표직을 사퇴했다.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을 둘러싸고 미래통합당과의 갈등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 시간 이후로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사퇴 선언은 이날 오후 2시 진행했던 비례 공천 후보 명단에 대한 재투표가 반대 47, 찬성 13, 무표 1로 부결된 직후 나왔다.

그는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서 저의 정치인생 16년의 마지막을 정말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저의 생각은 막혀버리고 말았다”며 “한 줌도 안 되는 그 야당의 권력을 갖고 그 부패한 권력이, (제가)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통합당 지도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통합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맞서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지역구 후보만 공천하고,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만 공천하는 식이다.

갈등은 지난 16일 미래한국당의 비례공천 명단 공개로 폭발했다. 통합당 영입인재 대부분이 당선 안정권(20위권) 밖에 배치되면서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에서는 격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통합당 출신 한국당 최고위원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전날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에 비례명단 재조정을 요구했고, 공관위는 이를 수용해 기존 명단에서 4명을 수정·교체했다.

한 대표는 “통합당 영입인재 역시 530여명의 (비례대표 후보) 신청자와 똑같이 객관적 잣대에서 심사해 발표했지만, 통합당에서 불만을 표출했다”며 “그런 불만은 우리에게 특별한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린 자매정당이고 나중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정당”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는 수정된 공천 명단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 비례 공천 문제는)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볼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며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 구태정치, 나쁜 정치와 단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밀실공천 없애고 좋은 후보들을 공개적으로 국민에게 선사하고, 통합당에도 좋은 이미지로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한줌도 안되는 권력을 가진 이 당의 인사들이 저의 작은 꿈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저를 이렇게 사퇴시키는데 성공한 분들께 한 가지만 부탁하겠다”며 “어제 새로 고쳤던 명단을 또다시 고치지는 말아달라. 지금도 어떤 세력들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끼워넣고 싶은 인사들이 있지만, 그 명단은 고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적어도 20번 안에 들어가는 분들의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된다”며 “그것까지 바꾼다면 저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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