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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트럼프 랠리’ 제자리로…‘전시대통령’ 한계 노출
다우지수, 트럼프 집권 3년 상승분 반납
즉각대응보다 ‘희망립서비스’로 상황악화
“비상사태인데 주가만 신경” 잇단 혹평
마스크 생산 늘릴 DPA도 검토만 20일째
크루그먼 “연방정부, 구경만하는 꼴” 비난

미국 뉴욕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휩싸여 폭락을 거듭한 끝에 18일(현지시간)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3년간 축적한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 온 최대 치적의 토대가 무너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을 ‘전시 대통령’에 비유하며 민간의 마스크 생산량 증대를 지시할 권한을 연방정부에 주는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0일 전부터 검토한 사안이다. 발빠르게 결정짓지 못한 채 근거가 빈약한 희망섞인 ‘립서비스’로 상황만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날 1338.46포인트(6.30%) 하락한 1만9898.92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1월 수준(1월19일, 1만9732)으로 돌아간 것이다. ‘2만 포인트 고지’는 트럼프 랠리의 상징이었다. 그가 취임한 직후인 1월25일 사상 처음 2만 포인트를 뚫으며 상승, 올해 2월12일엔 2만9551까지 올라 ‘3만 고지’도 눈 앞에 뒀었다. 법인세 감세·규제 완화가 시장을 북돋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등 정치적 위기에 몰렸을 때도 주식시장 활황 등 경제성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돌발하자 모든 게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형국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16일엔 12.9% 폭락,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22.6%)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채권 매입 등 현금 살포로 시장 개입에 나서겠다고 했음에도 시장의 공포는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온 ‘기-승-전-주가’식의 행태를 맹폭했다. 그는 트위터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이 늦어지면서 경제와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트럼프는 주식시장으로 자신을 평가하길 좋아했다”며 이날 폭락한 시장의 지수흐름을 게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날인 지난 13일, 주가 급등 그래프에 자신의 사인을 담아 지지자들에게 발송한 사진 파일도 첨부해 우회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이자 리더십의 위기”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준(準)전시상황 대처법인 DPA 발동 ‘시점’도 주요 비판 지점이다. 1950년 한국전 지원을 위해 만든 법이다. 국방·안보 지원차원에서 대통령에게 주요 물품 생산 촉진·확대를 민간기업에도 지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마스크·호흡기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고, 지난달 말부터 백악관이 DPA 발동을 검토한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는데 이제서야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19와 사투 중인 의료현장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워싱턴주의 병원 직원들은 마스크 등 보호장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등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선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DPA에 방금 서명했다”며 “우린 보이지 않는 적과 전쟁 중이다. 그러나 그 적은 국민들의 정신과 결의엔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해선 “나는 어떤 의미에서 전시 대통령”이라고 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연방정부의 자원이 구경만하고 있는 꼴”이라며 “뉴올리언스에 홍수가 났는데 군인들이 맨손체조를 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가 떠오른다”고 비난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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