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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주일에 1~2장으로 버텨요”…경찰·소방관도 ‘마스크 대란’
의경 1년치 마스크비용 모두 소진
“감염땐 슈퍼전파자…우선 공급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경찰과 소방당국의 ‘마스크 대란’ 역시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대구의 경찰·소방은 1인당 일주일에 1~2매로 버티고 있으며, 의무경찰은 황사 등에 대비한 1년치 마스크 비용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일선 경찰서의 경우 서울지방경찰청이 마스크를 구매, 일선 서(署)에 내려 주고 있지만 인당 주간 1~2매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남은 예산을 들여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1월 29일 마스크 5만9000개, 확산된 이후인 2월 26일 9만3000개를 배포했다.

문제는 이달부터 4월 중순까지 총 30만장(1인 10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30만장 중 이날까지 배포된 마스크는 6만5000여 개에 불과해, 서울 지역 경찰관 2만9000여명이 주당 마스크 2매가량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배부 우선 순위에서 밀린 부서의 경찰관들은 주간 1매를 겨우 지급받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과 별도로 예산을 배분받고 있는 의무경찰의 마스크 비용의 경우 1년치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본래 황사, 미세먼지 등에 대비해 연 1억5000만원 가량이 의무경찰의 마스크 비용으로 책정되나,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소진했다.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했다.

이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대구의 치안을 책임지는 대구 경찰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마스크는 원래 희망 품목이었으나, 2월 초 지방청에서 일괄 지급하도록 변경했다”며 “다만 일주일에 인당 1~2매 배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도 마찬가지다. 일선 소방서의 경우 소방청과 각 지역 소방본부에서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청에서는 자체 예산 없이 정부 비축 물자를 소진 중이서 문제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서울 직원 7000여 명 중 구급대원(운전자 포함) 1300명에 대해선 1인당 1매 기준 15일분 재고를 비축했으나, 나머지 5700명에게는 지난 한 달간 1인당 6매를 배분한 수준”이라며 “약국에서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공적 마스크 2매도 꼭 활용하라고 전하고 있으나, 근무 중 구매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이나 소방당국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불특정 다수를 만나기 때문에 이들은 물론 국민들도 위험해질 수 있다”며 “우선적으로 KF94 이상 마스크를 적극 공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 김빛나·박지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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