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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각·투자유치도 연기…얼어붙은 딜 시장
전국민 외출자제…외식업종 M&A 진행에 큰 타격
“증시하락과 실적악화는 밸류에이션에 치명적”
IPO도 올스톱, 해외 투자유치도 난항

[헤럴드경제 이세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올초까지만 해도 시장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딜과 IPO 등 투자유치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코로나 발병 두 달새 분위기가 급반전된 형국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매각 단계를 밟아 오던 매물들은 대거 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고, 전국민적인 외출 자제 움직임으로 현재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산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H&Q코리아가 엑시트(투자회수) 시동을 걸었던 플레이타임그룹은 ‘키즈카페’로 입지를 다지며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고객인 영유아들과 부모들이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전국 매장 운영 상황이 급격히 위축됐다. 작년 12월 다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설명서(IM)을 받아 가면서 매각 작업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였지만 현재는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H&Q가 매물로 내놓은 잡코리아도 매각가를 두고 설왕설래 중이다. 공공 분야부터 민간기업까지 채용이 줄줄이 연기되는 상황에서 당초 예상됐던 4500억~6000억원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예비입찰이 4월 중 예정돼 있으나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할리스와 아웃백 등 외식업종은 특히 현 상황에서는 딜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13년 할리스를 인수한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최근 골드만삭스를 새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시동을 걸었지만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마주한 상황이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도 최근 아웃백 매각 작업을 시작했지만 역시 1분기 실적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 딜 진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매드포갈릭, 놀부, 카페마마스 등도 외식업계 잠재매물로 거론됐지만 일단은 ‘올스톱’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온라인 배달 등으로 방어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제 전반이 얼어붙으면서 매물들이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며 “딜 진행을 위한 미팅과 실사 등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길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시 급락으로 IPO 일정도 줄줄이 취소되며 기업들의 투자금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달 30일 상장 예정이던 LS EV 코리아는 지난 13일 금감원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추후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회사 측은 최근 시장 상황이 악화하며 기업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코스닥 상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던 센코어테크, 메타넷엠플랫폼도 IPO를 철회한 바 있다. IPO 업계 관계자는 “추후 상장 재시도 등 대략의 일정조차 못잡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지난 연말과 올초 상장했다가 주가가 급락한 사례들을 보고 무리한 상장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펀드를 조성 중이던 사모펀드(PEF)들도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스틱스페셜시추에이션(SS) 2호 펀드의 막바지 3000억원 가량을 해외 투자자로부터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해외출장 일정 취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사태가 장기화되고 PEF들의 해외 자금조달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이 생긴다면 결국 M&A 등 자본시장에 흘러들어가는 자금 경색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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