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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미래를 위해 국가통계는 계속돼야

2년 전 대한민국을 열광하게 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노래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로 끝을 맺는다. 이 곡은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 힘을 다해 부른 노래다. 그는 자신의 존재 의미이자 관객과의 약속인 쇼는 어떤 상황에서든 계속되어야 한다고 노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 사회가 마치 멈춰버린 듯하다. 확산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학교는 개학을 연기하고,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업무 회의뿐 아니라 친교모임도 자제하고 결혼식 등 인륜지대사마저 미룬 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 있다.

통계청도 2월에 실시할 예정이던 ‘전국사업체조사’를 3월로 조정했다가 최종 6월로 연기했다. 전국의 약 480만개 이상의 사업장을 1만여명의 조사원이 직접 방문하는 조사임을 고려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린 결정이다.

감염병은 확산과의 싸움이다. 현대역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스노(John Snow)는 영국 런던에서 콜레라가 창궐하자 사망자가 발생한 집들을 일일이 다니면서 발병지도를 만들었다. 이 통계지도를 통해 물 펌프가 진원지임을 밝혀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았다.

현대의 감염병 발생은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현상을 감안할 때 제대로 된 한 장의 ‘지도’가 효율적인 대처와 확산을 예방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정부는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고군분투 중이다. 정확하고도 상세한 내용의 통계를 제공하는 일은 정부 노력의 중요한 일부다. 지난 2일부터는 매일 0시를 기준으로 집계 방식을 개편해 보다 풍부한 확진자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기저질환 유무로 환자 현황을 분석하고, 이분들을 우선적으로 치료해 치명률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최근 백악관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한국의 확진자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응책을 수립했다고 한다. 한국의 통계 데이터를 참고해 코로나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미국의 노년층·기저질환자에게 예방과 치료 옵션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도 언급했다. 미 국무장관은 개인 SNS를 통해 한국의 코로나 퇴치 노력 및 투명성에 신뢰와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보듯이 통계는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올바른 대책을 수립하는 데 기본이 된다. 환경의 변화와 불확실성이 클수록 그 범위와 속도 등을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한 통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생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통계 생산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통계청은 ‘재난·재해 시 통계 작성 매뉴얼’에 따라 매달 실시하는 조사를 지역별 확진자 발생 상황을 고려해 전자조사, 전화조사 등으로 전환해 진행하도록 했다. 발생 예상 상황별로 조사표 처리, 조사된 자료의 입력 등에 대한 조치 방안 등도 마련해 통계 작성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발생 시점부터는 마스크, 손소독제 등 감염증 예방 품목에 대한 조사로 가격 현황을 파악해 정부의 방역대책 수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필요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오는 11월 실시 예정인 ‘인구주택총조사’에 안전과 환경 항목 추가를 검토 중이다. 또 감염병, 미세먼지와 재난사고 현황 등 안전 전반에 대한 이슈를 분석해 12월에는 ‘한국인의 안전보고서’로 공개할 계획이다.

프레디 머큐리는 떠났지만, ‘어떤 상황에도 멈추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우리 곁에 여전히 함께한다. 다가올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큰 힘이 되도록 국가통계의 생산은 어떤 상황에도 멈춤 없이 계속될 것이다. 강신욱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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