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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 뚫리는 군사기지, 軍기강해이 논란 확산…정경두, 긴급지휘관회의 소집
-7일 민간인, 제주 해군기지 철조망 뚫고 침범
-지난 1월 진해 해군기지에 민간인 무단 침입
-16일 수방사 예하 방공진지도 취객 침범해
-정경두 장관, 軍수뇌부 긴급지휘관 회의 소집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일 잠수함사령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사진=국방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최근 군사기지에 민간인이 수 차례 무단침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군 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일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를 소집했다.

정경두 장관이 직접 주재하는 이번 회의에는 박한기 합참의장, 서욱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등 군 수뇌부가 모두 참석해 계속되는 군부대 경계작전 실패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장관이 올해 긴급 주요지휘관 회의를 소집한 건 이란 호르무즈 사태, 코로나19 사태 당시 소집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군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여러 건의 민간인 군사기지 침범 사례를 검토해 보니 군 기강 해이라고 할 만한 요소들이 일부 나타났다"며 "이번 회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존 경계작전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와 해군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 7일 민간인 2명이 제주 해군기지의 철조망을 절단하고 무단 침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합참이 이 사건에 대해 8~11일 검열한 결과, 해당 기지의 상황 보고 및 조치에 중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민간인이 기지를 침범하기 위해 철조망을 절단했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보 장치 및 시설은 애초에 없었고, 상황 보고 및 조치가 늦어져 침범 2시간여 만에 침입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70여개의 CCTV 모니터를 감시하는 병사는 단 2명에 불과해 민간인의 침범을 파악하지 못했고, 철조망을 뛰어넘을 경우 울리도록 돼 있는 경보음 장치 일부는 고장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에는 70대 노인 A씨가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무단 침범해 1시간 30분가량 배회한 사실이 16일 뒤늦게 알려졌다.

A씨는 1월 3일 정오께 해군기지사령부 군사경찰 3명이 근무 중인 정문을 통과해 기지로 들어갔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군사경찰 1명은 전화를 받고 있었고, 2명은 출입차량을 검사하고 있어 A씨를 확인 못했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결국 A씨는 1시간 30여분 후에 초소에 근무 중인 병사에게 발견됐다. A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A씨가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그를 경찰에 인계했다.

이후 해군은 이 사건을 합참과 국방부 등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합참은 전날 A씨 사건과 함께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에 민간인 B씨가 침범한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B씨의 침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해당 부대는 B씨 신병을 확보하고, 대공 용의점은 없다고 보고 경찰에 그를 인계했다.

CCTV 확인 결과 B씨는 방공진지 철조망 하단의 흙을 파낸 뒤 진지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산나물 채취를 위해 산에 올랐고, 술에 취한 상태로 진지에 침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되는 민간인의 군사기지 침범에 대해 군 기강 해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부대 관리 및 사후조치 전반에 대해 정확하게 실태를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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