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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스 넘어 금융위기급 충격…2008년 vs 2020년 같은 점과 다른 점은?
주가 급락·국채금리 상승 유사…신용리스크도 증가
코로나라는 외부요인 진정돼야
재정정책 포함 각국 공조 필요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등 공격적 조치를 잇따라 내놨지만 글로벌 증시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급락을 지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이번 위기는 초기만 해도 2003년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와 비교됐으나 시장의 충격이 확대되면서 이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견되고 있다.

2008년 당시와 현재의 위기는 발생 원인과 시장 상황 등이 다르지만 재정 정책까지 포함하는 각국의 대응과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선 궤를 같이 한다.

▶주가 급락과 국채 금리 상승=미국 증시 3대 지수가 16일(현지시간) 일제히 두자릿수 하락율을 보이며 대폭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대책에 코로나19 공포를 막지 못했다. 연이어 17일 코스피도 전일종가 대비 3.5% 이상 빠지며 급락 출발했다.

채권시장도 암울하다. 지난 13일 서울 채권시장에선 3년 만기 국고채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각각 10bp(1bp=0.01%포인트), 24bp 급등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장중 8%, 16%씩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도를 쏟아내면서 금리가 상승한 것이다.

통화스와프(CRS) 1년물 금리는 12일부터 마이너스(-) 구간으로 떨어졌다. CRS 금리가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 약 2개월 동안 주가와 채권가격이 동시에 하락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험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와중에 안전자산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CRS 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현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연상케 한다”고 진단했다.

▶신용 리스크 불안=미국의 신용 리스크와 글로벌 달러 유동성 부족도 과거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부분이다.

최근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투기등급 채권) 신용 스프레드가 빠르게 높아지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제 환시장에서 달러유동성을 나타내는 TED 스프레드(국채 금리와 은행 금리의 차이 : 차이가 클수록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도 금융위기 당시 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연준은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주목하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에서 신용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로 과거 경기 침체 구간들과 디폴트 급증 시점은 무관하지 않으며 미국의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최근 빠르게 높아지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리거' 된 코로나 진정이 관건=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리먼브라더스 등 금융 관련 문제에서 출발했다면 이번 위기는 코로나19라는 외부 트리거(방아쇠)에서 시작된 점이 다르다.

현재 시장의 공포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비롯된 만큼 바이러스 확산과 신규 확진자수 증가세 진정이 수반돼야 불안이 가라앉을 전망이다.

경제성장률 하락도 시장 참가자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미국과 유럽은 올해 상반기 역성장이 예상되며 2008년 이후 최대 성장률 하락까지 전망된다.

중국 역시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4~6%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금리인하 이외에 경제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정책 공조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남아 있는 위험들에 대한 대비까지 가시화돼야 금융시장 및 경제주체 심리 불안 진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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