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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코로나19'는 악성 변종?…창궐하는 미확인 루머성 정보
감염력·치명률에 영향 미칠 정도의 바이러스 변이, 아직까지 없어
'경증환자도 심각한 폐 손상 입는다'는 내용도 "틀린 얘기"
'유럽에선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돌고 있다. 중국·한국서 퍼진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4배 강하고 더 악성'이라는 내용으로 SNS상에서 돌고 있는 메시지의 일부. 보건당국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고 설명한다. [SNS캡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재 의학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제2차 파동'을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번지고 있는 코로나19는 이미 변형된 바이러스로 우리보다 감염이 4배나 빠른 악성이다'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이러한 내용의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최근 유럽 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돌고 있는 소문이다. 실제 존재하는 교수 이름까지 사칭해 권위에 호소하기도 했다.

이달 초부터 유럽·미국 내 확진자 수가 급증, 지난 16일 처음 중국 내 감염자 수를 넘어서자 이러한 공포가 더 강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의 전파 속도가 중국보다 빠르다"며 "유럽이 코로나19 진원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기준 주요국 누적 확진자는 이탈리아 2만7980명, 이란 1만4991명, 스페인 9942명, 독일 7272명, 프랑스 6650명, 미국 4464명 등이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그러나 "공인된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물론 모든 바이러스는 증식하는 과정에서 염기서열에 변이가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로선 확인된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킨다고 무조건 독해지는 것은 아니다. 전파력이나 병원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전혀 영향이 없기도 하다.

현재 중국에선 몇 가지 바이러스 변형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연구팀은 '국가과학평론' 3월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S형과 L형으로 변이를 일으켰다"며 "S형은 기존 바이러스와 거의 유사하지만 L형은 전염력이 훨씬 강하다.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중국 우한에서 감염 초기 L형이 보편적으로 퍼져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L형의 발병이 더 많다는 점만으로 L형이 더 공격적이라고 판단하는 건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논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진단검사관리총괄팀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연구에서는 몇 가지의 바이러스 변형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그러나 그 바이러스의 변형이 유행의 속도나 치명률에 영향을 주는 그런 것은 아직 아니라고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서도 연구한 결과 아직까진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유럽에서의 전파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어떤 변의가 있는 것 아닌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과학계선 특정 바이러스 변의에 의해 유럽의 전파 속도가 빨라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공인된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전자현미경 사진 [질병관리본부 제공]

감염병의 유행은 사람과 병원체, 환경 등 3가지 요인에 좌우된다. 이 중 바이러스 변이에 의한 유행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사람이나 환경적 요인이 유럽 내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높였다는 의미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더딘 마스크 착용을 꺼리고 포옹과 얼굴을 맞대는 인사 문화, 코로나19 진단 검사 속도, 사생활 침해에 따른 감염 경로 추적 어려움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바이러스 변이와 관련된 추측성 미확인 루머성 정보는 숱하다. 그중에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경증 환자에게도 심각한 폐 손상 후유증을 남긴다'는 내용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는 대체로 불확실한 내용이다. 우선 치명률을 바뀔 정도의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지 않았을 뿐더러 코로나19가 특별히 폐 섬유화를 많이 일으킨다는 보고는 없다.

의협에서도 가볍게 코로나19를 앓고 지나가는 경우에는 폐 등의 장기에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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