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2·16대책으로 강남 누르니…사방에서 부풀어 오른 풍선들[12·16 석달 풍선효과 점검]
서울선 노도강, 수도권은 수원·인천 등
기준점 9억원 향해 달리는 중저가 단지
각종 개발·교통호재 안고 상승세

[헤럴드경제=민상식·양영경 기자] “결국은 강남이 무수한 풍선과 풍선 사이에 낀 꼴이 되었네요”

정부가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으로 강남3구의 고가주택을 누르자 다른 곳의 집값이 튀어오르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졌다. 본지가 풍선효과로 지목되는 서울 강북권 지역과 인천, 대전 등 현장을 둘러본 결과, 강남을 중심으로 달아올랐던 부동산 열기는 강북으로 옮겨갔다. 수도권에서는 수원, 용인 등을 찍고 인천으로 퍼지고 있다. 규제 무풍지대인 대전도 뜨겁다. 다만 코로나19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이 향후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 노원구 중개동 일대 아파트 모습 [양영경 기자/y2k@]

13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12·16 대책이 나온 이후인 지난해 12월2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노원의 집값은 3.70%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 1위다. 강북구(2.52%), 도봉구(2.20%)도 2%대 상승했다. 강남·서초·송파가 1%대 안팎에서 변동할 때 앞서 나간 것이다.

이들 지역에는 저마다 호재가 살아 있다. 동북선 경전철 착공, 광운대 및 창동 역세권 개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등 개발·교통 호재가 있다. 이런 와중에 고가주택에 대한 돈줄을 조인 12·16 대책은 집값을 밀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전했다. 이들 지역에는 규제 대상이 아닌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가 몰렸다. 전체 아파트에서 6억원 이하 단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77~79%다. 집값이 정부 정책에서 기준점으로 제시된 9억원을 향해 근접해가며 ‘키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에서 시작된 부동산 열기는 경기 남부의 ‘수용성’(수원·용인·성남)으로 옮겨갔다. 이를 억제하기 위한 2·20대책이 나온 이후로는 비규제지역인 인천·군포·시흥, 조정대상지역인 구리·광명 등으로까지 풍선효과가 번지고 있다. 역시 서울과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저렴하고 교통 호재도 많은 곳이다.

인천에서는 GTX-B노선 신설 호재가 있는 연수구 송도국제도시가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군포·시흥도 GTX-C노선, 월판선(월곶-판교) 등 교통 호재 영향으로 최근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올랐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구리와 광명도 교통 호재의 영향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구리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72%에서 이번 주 1.30%로 급등했다.

비규제지역이면서 세종과 가까운 대전에도 투자수요가 쏠리고 있다. 외지 투자자들이 호가를 올리고, 최근에는 실수요자들이 이를 받아주며 집값이 상승했다. 대전 서구 인기 단지인 크로바·목련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고, 주변 단지도 따라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풍선효과가 필연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저금리로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태에서 자금이 몰릴 곳은 정해져 있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은 언젠가는 오른다는 학습효과도 있다.

다만, 지속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풍부한 유동자금과 각종 개발·교통 호재로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추세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에서는 비규제·저평가지역이 키 맞추기에 나서면서 집값 불안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봤다. 반면 경제 침체가 가시화하고 강남 집값이 흔들리는 가운데 일부 지역만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