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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노운 리스크’ 처한 韓증시…“기계적 투매에 당했다”
이틀 연속 코스피 장중 1900선 붕괴
외인, 이달 코스피서 4조 넘게 순매도
위험자산 축소 과정서 한국 시장이 피해
지지선 터치시 자동 투매하는 알고리즘매매 한계
향후 지지선 전망 무의미…사태 지켜볼 필요
11일 한국거래소 중앙 로비에 설치된 전광판에 1908.27로 끝난 코스피지수 종가가 찍혀있다. 이는 2016년 2월 17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9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김유진 기자]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 암초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외국인의 ‘셀코리아’에 밀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900선까지 붕괴되는 고초를 겪고 있다.

대규모 감세, 금리인하 등 각종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는 미국, 유럽과 달리 경기대응책이 한 발짝 늦어지면서 외국인의 기계적 투매에 당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틀 연속 장중 1900 깨진 코스피…“외인 기계적 투매”=12일 코스피지수는 1.06% 하락한 1887.97로 출발했다. 이틀 연속 장중 1900선이 붕괴된 것이다.

전일 코스피지수는 1908.27로 하락 마감해 2016년 2월 17일(1883.94)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현지시간) 5% 가까이 오른 뉴욕 증시의 훈풍이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미국 시장과 온도 차이가 나는 것은 이날만의 일이 아니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8거래일 간 4거래일은 코스피가 전일 미국 시장과 반대로 움직였다.

증권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대비 상대적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을 기계적으로 처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현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에만 코스피에서 4조원 넘는 자금을 뺐다. 지난 9일엔 1조3125억원을 팔아치워 사상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미국에서 판 게 계산된 결과라면 한국으로 이어지는데, 코로나19는 언노운(unknown·알지 못하는) 리스크다. 알지 못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한미증시)관계가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기계적으로 위험자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한국이 매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술적 지지선을 터치하면 기계가 매물을 내놓는 알고리즘 투매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의 저평가 정도, 시장 밸류(가치)보다는 알고리즘으로 글로벌 인덱스를 매매하고 있다”며 “최근 유가 하락까지 겹쳐 신흥국 주식을 축소하고 있는데, 신흥시장 내 한국 비중이 크다 보니 자동으로 매매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지지선 예측 무의미=“패닉과 투매가 나올 때는 지지선을 말하는 게 의미가 없다”

1900선이 깨진 코스피 시장에 대해서는 향후 지지선을 예측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게 공통적 의견이었다. 당분간 진폭이 커질 것이며, 바닥을 찾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김학균 센터장은 “코로나19 자체 불확실성은 최소 2~3주 더 갈 것으로 보이고, 그때까지 주가도 널뛸 것”이라며 FOMC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시장이 저평가 영역으로 들어왔다. 섣부른 투매보다는 버티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플랫폼 등 4차산업 관련 업종에 대해서는 저점에서 분할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시장이 끝나고 발생한 이슈들이 한국 시장에 반영되는 상황도 있다”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으로 요동치는 상황이어서 변동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 장 종료도 중요하지만 우리 시장에서 진행되는 미국 선물 동향이 중요하다”며 “최근 엇갈린 장세는 장중에 미국 선물이 많이 하락해서 영향 받은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우리 당국의 늦장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재정을 푼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한국은 금리인하를 못 했고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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