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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제로이코노미’의 늪
코로나 태풍에 침체 소용돌이
물가 2년연속 0%대 가능성
금리 연내 0%대 내려갈수도
1%대 성장 전망도 속속 낮춰

경제 활력 저하로 항속이 떨어져갔던 한국경제호(號)가 전세계 불어닥친 코로나19라는 매머드급 태풍까지 만나 침체의 소용돌이 속으로 급격히 빠져들어 가고 있다. 코로나19가 미치는 충격의 정도와 기간을 가늠하기 어렵단 면에서 역대 전염병들 중 불확실성을 가장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우리 경제는 각종 지표들이 0으로 수렴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생동감을 잃은 ‘제로이코노미’ 시대의 개막이 예고되고 있다.

▶성장률 0%대 위기=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쓸고 갔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다. 올 연초엔 세계 교역 조건이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성장률 전망은 그야말로 엉망이 됐다.

이달 들어 국내외 주요기관들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1%대로 수정했고, 0%대로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9일 올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최악의 경우 0.8%로 예상했다. 2000년 이후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 하락폭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중 가장 큰 상태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긴급 재정 지원을 준비하고 있지만, 성장률 제고 효과는 제한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경제심리 개선에 기여하는 정도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길게 보면 ‘0’으로 향하는 출산율에 따른 인구 급감도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부담요인이다.

▶디플레(?)…물가·금리 0%대=한국은행은 지난달 올 상승률을 1.0%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과 유가 급락이 겹치면서 2년 연속 0%대 기록이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물가는 물가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0.4%를 나타냈으며, 올해도 저성장 국면에서 1%를 하회할 경우 디플레이션(침체 속 물가하락) 진입 우려가 증폭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주 미 연준(Fed)의 정책금리 기습 인하에 이어 주요국들이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도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중론이다. 한은이 현재 1.25% 수준인 기준금리를 3~4월 중 한 차례(0.25%포인트) 인하하고 연중 한 번 더 추가로 내리면 기준금리는 0%대에 진입한다. 시중금리는 이미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장중 1% 아래로 떨어지면서 0%시대를 예고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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