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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도 정부도 줄줄이 채용 연기…취업 ‘잔인한 봄’ 온다
통계청 ‘2020년 2월 고용동향’ 분석
항공·여행 권고휴직…기업 신규채용 중단
성장률 1%대로 둔화시 고용 창출 어려워
사태 장기화땐 취업자수 최대 30만명 감소
최악상황 대비 정부 비상대응 계획 나와야

지난달 취업자 수가 49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가져올 고용대란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여행·숙박 등 피해기업들의 권고 휴직 등 고용축소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기업은 물론 정부도 채용계획도 줄줄이 연기해 본격 취업시즌인 올 봄 ‘취업절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수출·내수 양면에 동반 타격을 가해 올해 성장률이 1%대 중반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우리경제의 신규 고용창출 능력도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일부 기관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취업자가 최대 30만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 상황을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이 필요한 셈이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고용동향’은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소비 위축으로 도소매업은 취업자가 10만6000명 감소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고,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증가폭은 1월 8만6000명에서 2월엔 1만4000명으로 크게 둔화됐다. 반면에 배달·택배 증가 등으로 운수창고업 취업자는 10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 조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2월 9~15일)에 이뤄져 그 영향이 부분적으로 반영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3월 고용지표의 급속 악화는 불가피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조사에서 고용시장이 견조한 회복 흐름세를 이어갔으나,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에 조사돼 앞으로가 관건”이라며 “3월 고용동향부터는 영향이 가시화되는 등 고용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된 2월 후반 이후 채용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예년이면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이 2~3월에 채용공고를 내고 3~4월 원서접수 등 채용 일정에 들어가지만, 이러한 활동은 거의 전면 중단된 상태다. 정부도 지난달 29일 치를 예정이었던 국가공무원 5급 1차 시험을 4월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언제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서 진정국면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최근들어 이탈리아·이란·미국 등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며 공포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미 민간소비가 쓰나미급 타격을 받은 상태에서 수출 등 대외부문의 타격이 겹치면 경기침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문기관들도 이를 감안해 올해 우리경제 성장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고 고용시장에도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 노무라증권은 최악의 경우 0.2%에 머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악의 경우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 수는 36만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경제·고용시장 영향도 예단하기 어렵지만, 최악을 감안한 컨틴전시 플랜이 필요한 셈이다.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 글에서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실물경제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고용시장 피해 최소화와 경기·고용 회복 모멘텀 되살리기를 위해 모든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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