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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내 집단감염에 통근길까지…수도권 직장인들 “위험이 코앞까지 왔다”
수도권에서 첫 대규모 직장감염 사례
대중교통 이용…동선추적 쉽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 수도권 내 첫 대규모 사내 감염으로 분류되면서 직장인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관련 확진자 다수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동선 추적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 규모가 11일 0시 기준으로 90명에 이른다”며 “서울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집단 감염 사례”라고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도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연결고리가 분명치 않은 집단 감염이 서울·경기에서 발생할 경우 제2의 신천지 같은 폭발적인 증폭집단이 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이번 사태는 앞서 병원 등에서 발생한 수도권 집단 감염 사례와 달리 첫 ‘직장 내 감염’ 사례로 분류된다. 콜센터 직원들은 직장이 있는 구로구뿐 아니라 서울 관악·노원·동작·송파·은평구 등 각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수도권 광역전철을 통해 비교적 이동이 쉬운 인천과 경기 광명·김포·안양시 등 서남부 지역에 살고 있다. 지금까지 집단 감염이 지역 내에서 소규모로 발생했던 것과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콜센터 확진자 상당수는 지하철 1호선과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지난 10일 서울 금천구 마을버스 기사의 코로나19 감염 소식도 전해지면서 통근길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직장에 다니는 서모(41) 씨는 “코로나19에 대해 경계하기는 했지만, 대구나 신천지 등에서 대부분 발생한 만큼 약간의 거리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를 기화로 위험이 코앞까지 다가온 것 같다. 이제 정말 일상 자체가 위험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서 금천구 가산동으로 출퇴근한다는 회사원 김모(37) 씨도 “최근 고양시에서 가산동으로 출퇴근하는 확진자 2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계속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었다”며 “이번에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구로구 콜센터는 가산동과 멀지 않아 식사 등 세세한 것까지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콜센터 사례’는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넓고, 노출 기간도 길어 접촉자를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혼잡한 지하철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황에서 (확진자가)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면 주변 사람들 모두 밀접 접촉자로 봐야 한다”며 “보통 2m 이내에서 15분 이상 접촉했을 때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데, 지하철로 역 5∼7개를 함께 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불특정 다수의 접촉자를 폐쇄회로(CC)TV 등으로 찾아내는 건 쉽지 않다”며 “지자체 공지 등으로 (확진자의)동선을 공개해 접촉자를 찾아내는 정도가 최선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대중교통이나 지역사회에서 접촉한 노출자들이 문제”라며 “이들 가운데 감염자가 있고, 이 감염자가 밀폐되고 사람이 많은 공간에 머물렀다면 또 다른 집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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