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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 현실화…글로벌 ‘R의 공포’ 확산
10~30년 주기 ‘대유행’ 빨라져
사회·경제 파장도 급격히 확대
피해 추정액 1조달러 뛰어넘어
촘촘 글로벌망…동시다발 침체

10~30년 주기의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팬데믹·Pandemic)’이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동시다발적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직면했다. 글로벌화로 물적·인적 교류가 급증하고 도시화·환경오염 등으로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대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사회·경제적 영향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1세기 첨단과학경제도 전염병 앞에선 맥을 못추는 형국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3개월도 안돼 약 100개국으로 확산돼 350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 대유행 상태를 의미하는 전염병 최고 위험 경보단계 ‘팬데믹’ 선포를 미루고 있지만, 사실상의 팬데믹 상황이다. 중국에서 아시아·유럽·중동·미국 등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경제 충격은 가늠이 어려운 상태다.

9일 WHO와 세계은행(WB), 질병관리본부(CDC) 등에 따르면 20세기 이후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10~30년 주기로 나타나고 있고, 21세기엔 발생 주기가 빠르게 단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세기의 대표적인 팬데믹은 세차례였다. 1918년엔 스페인독감으로 당시 전 세계 20억 인구의 약 3분의 1 가까운 5000만명이 사망했고, 1957~1958년엔 아시아독감(H2N2)으로 100만명이 사망했다. 이어 1968~1969년엔 홍콩독감(H3N2)이 창궐해 100만~2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21세기 들어선 주기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2009년엔 중국과 홍콩에서 시작된 신종플루가 전 세계로 확산해 1만8000명이 사망했다. 이후 지난해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발생, 약 3개월 만에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를 사실상 멈춰세웠다.

국지적 대유행을 포함하면 2010년대 이후엔 전염병이 매년 창궐하면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2003년엔 중국·홍콩을 중심으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창궐했고, 2014년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아프리카를 초토화시켰다. 2015년엔 중동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2016년엔 중남미와 아시아·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했다.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 충격은 가공할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09년 발생한 사스의 경우 400억달러의 글로벌 총생산(GDP) 손실을 가져왔고, 2013년 에볼라는 22억달러의 경제 손실을 유발했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는 초기에만 해도 사스 피해액의 4~7배인 1600억~3600억달러의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추산됐지만, 최근엔 추정액이 1조달러를 뛰어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유럽·중동·미국 등 전 세계로 무섭게 확산되고 있어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촘촘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 이 붕괴하면서 동시다발적 침체가 불가피하다. 당장은 바이러스 차단이 급선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건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해 방역 시스템 등 보건 역량의 강화가 필요한 셈이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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