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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초비상] 감염병 전문병원, 뒤늦게 영남·중부권에 확충…바이러스 연구소도 추진
방역체계 고도화 2.3조 투입…목적예비비 1.35조 보강
감염병 전문병원, 2017년 예타 면제…아직 착공도 못해
시급한 마스크 1.3억장 무상지원 기존 예비비로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가 뒤늦게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에 속도를 낸다. 바이러스 전문 연구소도 이제서야 설립키로 했다.

4일 정부의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이러한 내용의 감염병 방역체계 고도화 예산이 담겼다. 투입되는 금액은 총 2조3000억원이다.

우선 영남권과 중부권에 최소 36병상 이상의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2개소를 추가한다. 이번 추경에는 우선 설계비 45억원만 반영됐고 향후 건축비 등 지원도 이뤄질 전망이다. 병원당 총 설립비용은 3~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미 지난 2017년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하지만 예산 등을 이유로 설치가 늦어졌다. 현재까지 감염병전문병원은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과 호남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인 조선대병원만이 지정돼 있다. 두 곳으로 지정만 돼 있을 뿐 아직 공사를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심지어 영남권과 중부권은 아직 병원을 지정하지도 않았다. 연내 사업 공모를 받아 지정할 예정이다.

감염병 전문병원에는 음압 수술실을 비롯해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고도화된 시설이 설치된다.

인수공통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위해 바이러스 전문연구소도 세운다. 질병관리본부 센터를 확장해 만들 계획이다. 추경에는 기본계획 수립비 30억원만 반영됐다.

질병관리본부의 원심분리기와 디옥시리보핵산(DNA) 서열분석기 등 감염병 검사 장비를 확충하는 데도 98억원을 편성했다.

정부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우한 교민과 유학생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인 탑승객을 태운 음압구급차(앞)가 지난 1월 31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당장 투입될 장비도 있다. 음압구급차는 292억원을 들여 146대를 추가로 일선 보건소에 배치한다. 현재 배치된 음압구급차 46대를 감안하면 총 192대가 된다. 음압구급차는 공기의 압력 차를 이용해 차량 내부의 공기가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설계된 구급 차량이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설치된 음압병실의 경우 300억원을 투입, 현재 161개를 281개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의 방역 조치로 손실을 본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과 격리치료자를 위한 생활비 지원 등도 일부 추경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보상 금액은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서 향후 결정할 예정이다. 우선 예비비로 3500억원을 지원하고 추경을 통해 3500억원을 추가한다.

자금난을 겪는 의료기관에 대한 금융지원은 우선 기금 변경으로 1000억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추경이 통과되면 4000억원을 추가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격리치료자를 위한 생활비 지원과 기업에 대한 유급휴가비 지원도 이뤄진다.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는 예비비로 1600억원을 지원하고 추경으로 800억원을 추가 반영한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예비비 보강도 이뤄진다. 정부는 목적예비비 1조3500억원을 편성해 향후 의료기관의 손실보상이나 격리치료자 생활비 지원 규모가 커질 때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급한 사안은 기존의 예비비를 우선 쓰기로 했다. 선별진료소에서 필요로 하는 에어 텐트와 이동형 음압기, 보호 의복은 예비비 264억원을 투입하고,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설치할 음압 침상과 휠체어 등 관련 장비에는 58억원을 들인다.

공항·검역소 40여곳에 음압 캐리어를 보급하고 중앙·지방 감염병 전담병원 100개소에 장비구입을 지원하는 것도 예비비로 충당한다.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마스크의 경우 의료종사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저소득층 가구 등에 총 1억3000만장을 무상지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몰려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마스크 898만장을 우선으로 공급한다.

민간·공중보건인력에 대한 파견수당 148억원과 자원봉사자 인건비 49억원 등도 예비비로 지출한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차관은 "당장 4, 5월 중 음압병실, 구급차를 마련해야 할 만큼 시급하다"며 "질병관리본부도 현 시설로는 대응이 어려워 장비, 실험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가 국가적 난제가 됐기 때문에 감염병 전문병원도 시급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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