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부천사’ 김해림 美 본토 동계훈련기

김해림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연속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KLPGA 역사상 동일 대회 3연패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4명 뿐이다. 구옥희, 박세리, 강수연, 그리고 김해림이다. 본인과 잘 맞는 코스라 그런가 했더니, 3년 모두 각각 다른 골프장에서 열렸다. 코스와의 인연보다 그저 본인의 단단한 실력을 입증한거다.

김해림은 지난 겨울 동안 미국 팜스프링에서 전지 훈련을 마치고 막 귀국했다. 하와이는 몇번 가본 적 있지만 미국 본토는 처음 가봤다고 한다. 지난 몇년간은 국내에서 훈련했는데,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고 훈련에 변화를 주고자 미국으로 갔다. 한국은 겨울에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번 정도 라운드를 나갔는데, 날씨가 좋다 보니 라운드도, 숏게임 연습도 실컷 했다. 국내에서 겨울을 보낼 때는 라운드 경험이 적어 첫 대회때면 많이 어색했는데 지금은 감도 좋고, 잘 준비된 것 같다며 밝게 얘기했다.

한국은 너무 춥고, 동남아는 너무 더워서 많이 지치는데 이번에는 체력을 잘 쌓은 느낌이란다. 또한, 이번 김해림의 동계훈련은 소속사인 삼천리 동료 선수들과 골프 꿈나무 고교생 3명과 함께 했다. 프로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함께 훈련하다 보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프로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동기 부여가 되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됐다고 한다.

선수들의 전지 훈련은 그저 연습 뿐이다. 하루종일 골프와 체력 훈련에 매진하다 보니 저녁에는 눕자마자 잠에 곯아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 코를 많이 골아서 팀원 중 한명은 못 견디고 방에서 나가 소파에서 자기도 했다. 무슨 여자가 이렇게 코를 고냐며 서로 핀잔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동료들과 24시간 같이 생활하다 보니 서로의 덜렁대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매번 물건을 잃어버리고, 다시 찾기를 반복했다고 했다. 한번은 다같이 어느 국립공원에 구경을 갔는데, 김해림이 가방을 잃어버렸다. 사진을 찍으려고 여권과 돈이 든 가방을 나무에 걸어두고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차량이 출발하고 뒤늦게 가방을 두고 온 걸 알아서 안절부절 못하니까 동료들이 숨겨 두었다가 놀리며 돌려줬다고 한다.

그렇게 재밌으면서도 힘겨웠던 두달간의 동계 훈련을 끝내고, 이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데뷔한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김해림은 투어에서 나이 많은 선수 중 한명이 됐다. 후배들한테 못해주면 왕따 될까봐 잘해주려고 노력한다며 농담을 했다. 올해는 작년의 부진을 털고 일어나 더 나은 성적을 내고, 더 많이 기부를 하는 것이 목표다. 다른 선수들은 구력이 쌓이면서 여유를 갖는다는데, 본인은 반대라며 실수하면 더 조바심이 난다고 했다. 김해림은 그렇게 스스로를 다그치는 성격을 조금 내려놓고, 올해는 더 담담하게, 운명같은 골프를 더 사랑하면서 경기를 해보겠다고 다짐하는 중이다. 누구보다 KLPGA를 아끼고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가 되고 싶은 김해림의 예쁜 마음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 〈KLPGA 프로·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