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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한화금융 짊어진 김동원, 탈출구 찾았나
한화자산운용에 5100억 투입
해외투자 규제 절묘하게 우회

보험업계 전반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한화생명이 한화자산운용에 무려 5100억원의 추가 실탄을 투입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자산운용이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고성장 자회사를 활용해 투자 수익률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생보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2~3%대로 내려 앉았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3.5% 수준이었다. 적자인 한화손해보험을 제외하면 지분투자회사의 자기자본수익률(ROE)는 모두 이를 넘는다.

한화운용은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사실상 한화생명의 자금을 운용하는 전속운용사다. 한화운용의 사업 손익은 한화생명에 그대로 반영된다. 또 현행 보험업법은 해외투자 한도를 일반계정에서 총자산의 30%로 제한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운용자산 대비 외화유가증권의 비율은 29.3%로 이미 턱밑까지 찼다. 한화운용을 통한 해외투자는 이같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우회로다

중국은 오는 4월부터 외국계 자본에도 합작이 아닌 단독지배 형태의 자산운용사 설립을 허용한다. 한화운용은 미국과 싱가포르, 중국 등 한화자산운용 해외법인에 1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한편 3000억원은 해외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기 위한 실탄으로 쌓아둘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연계 금융서비스 강화를 위해 해외법인별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인프라 등 특화자산전문운용사 인수 등을 통한 멀티부티크체계 (분야별 소규모 전문화)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기존의 본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사진) 상무는 2015년부터 한화생명의 혁신업무를 이끌고 있다. 내부 혁신 뿐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도 잇따르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화운용은 한화투자증권 유상증자에 1000억원을 투입해 19.63%의 1대주주가 됐다. 올해는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의 최고경영진도 모두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이번에 5100억원을 증자하면 한화운용은 한화손해보험을 제치고 한화생명의 최대 투자회사가 된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총액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조6466억으로 국내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5148억원으로 두 번째다. 한화자산운용의 작년 말 지기자본은 1998억원으로 3위지만 이번 유상증자가 성사되면 그 규모가 7100억원에 육박,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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