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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스톰, 금융위기 때보다 ‘더 길고 더 큰 충격’ 예고
빠른 전파력에 한국경제 전방위 타격
재정·통화당국 정책여력 미흡도 부담
세계증시 코로나 이후 700조 시총 증발
진짜 위기인 ‘퍼펙트 스톰’ 가능성도 제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빨라지면서 그 파장이 사스·메르스 때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 상태로 번질 가능성이 짙어지며 국내외 실물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저금리 환경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쓸 만한 카드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패닉 빠진 한국증시=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1월 22일(종가 2267.25)까지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4.23% 상승세를 보였으나, 설 연휴 기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며 하락 전환했다.

2월 초 2110대까지 떨어지던 지수는 사태가 잠잠해지는 기미를 보이자 다시 2200선을 넘는 등 반등을 시도했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 신천지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공포심리가 시장을 장악했다. 지난달 28일(1987.01)에는 끝내 2000선이 붕괴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1월 28일부터 코스피 하락률은 12.36%에 이른다.

시장은 지수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W자형 회복’ 흐름을 나타내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상황에 비춰 두 번째 부진의 골짜기가 얼마나 깊을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37일 만에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2009년 신종플루(81일)보다도 전파 속도가 빠르고, 생산·소비 등 우리 경제에 전방위 타격을 가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16%를 차지하는 중국이 멈춰서면서 수출에 대한 충격도 우려된다.

재정·통화당국의 정책 여력이 충분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은 우려를 더한다. 정부가 6조2000억원 넘는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이미 사상 최저 수준(1.25%)인 기준금리를 곧바로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자칫 정책 ‘실기’를 했다가 글로벌 경제위기 이상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도 예외 없다=무엇보다 코로나19는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까지 그 파장이 번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경제 위축 우려로 최근 한달 남짓 동안 세계 증시에서 무려 7000조원 가량의 시총이 증발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조사대상 86개국 가운데 76개국의 시총이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최악의 경제 여건이라는 점도 시장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선 각 국의 금리가 이미 바닥 수준이어서 금리인하를 통한 부양정책의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또 세계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현저하게 높아져 파급 효과 내지 동조화 현상이 커졌다는 점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2008~2012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전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진짜 위기가, ‘퍼펙트 스톰’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나중을 위해 총탄을 아끼는 것보다는 통화·재정정책을 한꺼번에 써서 국가가 비상대응을 하고 있다는 심리적 임팩트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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