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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아오르다 식어버린 로젠택배 인수전…FI로 기우나
예비입찰 5~6곳 참여, 예비실사 후 본입찰 진행
로젠 C2C기반 사업구조, SI에게 매력 적어 FI로 기울 듯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4년여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재도전장을 낸 로젠택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지난해 말 재매각 작업이 공식화했을 당시 올해 주요 매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이뤄진 예비입찰 흥행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배송전쟁에서도 확실한 승기를 잡기 어려운 로젠택배의 사업구조가 노출되면서, 인수전 열기가 식어가는 단계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로젠택배 예비입찰에서 전략적 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FI) 5~6곳이 인수전 참여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론되는 인수 후보는 JC파트너스와 키스톤PE, 위메프와 미국계 펀드 등이다.

로젠택배는 적격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선정된 인수 후보들이 한 달여간의 예비실사를 마치면 본입찰 진행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로젠택배 지분 100%를 보유한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는 지난해 말부터 매각 작업을 개시했다. 베어링PEA는 지난 2016년 역시 PEF사인 CVC캐피탈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까지 맺었다가 인수가 최종 무산된 바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로젠택배의 매각가는 4000억원대에 이른다. CJ대한통운 등 대기업 물류회사의 EV/EBITDA 멀티플 10배 수준에서 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천억원대 투자처로서 로젠택배의 인수 매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배업계 빅3인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직스에 비해 규모가 작아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수수료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해 기준 로젠택배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8%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또 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물량을 대거 받을 수 있는 CJ대한통운, 한진 등과 비교해 로젠택배는 소비자간거래(C2C)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선배송·당일배송 등 대규모 유통업체들의 배송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서도 물류 인프라나 플랫폼 확보를 위한 투자에서 다소 뒤쳐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러한 사업구조 때문에 코로나19 국면에서 비대면 소비 시장 확대라는 절호의 기회가 왔지만, 정작 제대로 치고 나가기 어렵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당초 투자가 점쳐졌던 카카오모빌리티와 SK에너지 등 대기업 계열회사들은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물류 인프라 확보에 대한 니즈는 있지만 택배업체 인수보다 전략적 제휴 등 기타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런 측면에서 이번 로젠택배 인수전은 대기업 중심 전략적 투자보다는 PEF로의 재매각 시나리오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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