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문가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간다”
전 세계 확진자 8만8300여명, 사망자 3000명 넘어
WHO, 글로벌 위험 '높음'→'매우 높음'
전문가들 "코로나19, 팬데믹 가능성 높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감염병의 대유행인 ‘팬데믹’(pandemic)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전히 펜데믹 가능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팬데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WHO “코로나19 위험 ‘매우 높음’”…극지방 빼고 모든 대륙 발생=WH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두 달 만에 전 세계 50여개국으로 퍼져나가자 글로벌 위험 수준을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올렸다.

그동안 WHO는 코로나19 위험도를 중국에서만 ‘매우 높음’이라고 평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수보다 중국 외에서 발생하는 확진자 수가 더 많아지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일 오전 0시 현재 전 세계 66개국에서 확진자 수는 8만8300여명이며 사망자는 3000명을 넘었다. 치사율은 3.4%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확진자 7만9900여명, 사망자 2873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는 한국 확진자가 3736명으로 다음으로 많았으며 사망자도 22명까지 늘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이탈리아 확진자 수는 전날 대비 566명이 늘어 1694명이 됐고 사망자도 34명으로 집계됐다. 이란에서는 978명의 확진자와 54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어서 일본 크루즈선에서는 705명의 확진자와 6명의 사망자, 일본 내에서는 256명의 확진자와 6명의 사망자가 각각 발생했다. 이 밖에 독일, 싱가포르, 프랑스, 홍콩 등에서도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남미 등 남극과 북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WHO “팬데믹은 아냐…아직 지역사회 전파 증거 없어”=하지만 WHO는 아직까지 팬데믹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팬데믹은 감염병이 한 나라를 넘어 전 세계로 전파돼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노출될 위험이 있을 때를 가리키는 용어다. WHO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대유행 때 팬데믹을 선언한 적이 있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28일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감염 사례는 여전히 알려진 접촉이나 집단으로 추적할 수 있다”면서 “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자유롭게 퍼지고 있다는 증거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역시 “코로나19의 대유행이라고 하면 지구상 모든 인간이 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것이라는 사실을 근본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하지만 관련 자료는 아직까지 이를 뒷받침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확진자 수 급증에 따라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WHO이 판단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WHO가 중국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계속 보였기에 팬데믹 선언에 있어서도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내 전문가들 “세계적 대유행 가능성 높다”=WHO의 판단과 달리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많은 전문가는 팬데믹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신종 감염병 확산 3단계(국내→국가 간→대륙 간 전파)로 봤을 때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북남미 대륙 등 여러 대륙에서 환자가 발생한 코로나19는 팬데믹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는 모든 대륙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점, 여러 국가의 지역사회에서 유행이 확인되는 점 등 팬데믹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특히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코로나19발 팬데믹은 당연히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 교수는 “팬데믹의 정의에 따르면 2개 대륙 이상에서 감염병이 유행하는 것인데, 이미 아시아와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나라마다 유행의 시작 시점이 다르고 규모가 다르겠지만, 신종 플루처럼 전 세계를 휩쓸고 가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신종 플루 때와는 달리 치료제(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이 없기에 할 수 있는 것은 환경위생과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고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피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