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비공개 면접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일부터 당 내 가장 큰 화약고 문을 연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부터 대구·경북(TK) 공천 신청자를 모아 면접을 진행한다. 수도권 공천 작업에 어느정도 진도를 뺀 만큼, 부산·경남(PK) 공천 신청자에 대한 심사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가장 경쟁이 센 지역을 놓고 칼을 든 것이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에게 경남 양산을을 맡기느냐다.

통합당 공관위는 그간 홍 전 대표를 향해 일관되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청했다. 홍 전 대표는 이에 고향 출마 뜻을 접었으니, 양산을 출마만은 양보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미 지역 선거 사무소도 만들었다. 제동이 걸릴 시 ‘무소속 출마’도 암시했다. 통합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를 공천할 시 ‘당 대표급은 험지로 보낸다’는 원칙을 깨는 셈이 된다. 공천하지 않을 시 홍 전 대표와 끝장대결을 해야 한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고민 대상이다. 김 전 지사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등 고향 출마 뜻을 고수 중이다. 반면 통합당 공관위는 그를 험지인 창원 성산구에 보내려는 모습이다. 이언주 의원의 공천 여부도 관심사다. 통합당 관계자는 “특히 수도권 내 ‘컷오프’를 당한 의원들도 TK·PK 핵심 인사들의 공천 결과를 주시 중”이라고 했다.

불출마 뜻을 밝힌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도 주목받고 있다. 통합당 공관위는 한국당·새보수당 출신 인사 중 한 명을 뽑아야 한다. 구도는 한국당 당협위원장 출신의 김규환 의원(비례)과 유 의원의 측근인 강대식 전 동구청장으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공천 심사가 매끄럽지 않으면 갈등은 곧장 계파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초선의 무덤’으로 분류되는 대구 중·남구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에는 현역인 곽상도 의원이 ‘정권 저격수’란 입지를 굳힌 만큼 상당한 격전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통합당 공관위는 TK·PK에서 대거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핵심 표적은 TK 중 대구 현역 5~6명, 경북 현역 6~7명으로 알려졌다. PK에서도 일부 의원은 험지 출마를 권유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관위 측은 “(공관위에서)여론조사·당무감사 등 데이터를 토대로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권한 인사가 있다”며 “수도권에서도 읍참마속(泣斬馬謖)을 한 사례가 한 둘이 아니다.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했다.

TK·PK 의원들의 반발은 벌써부터 감지된다. 특히 TK 의원들의 반발이 심상찮다. 한 TK 의원은 “인위적 물갈이는 TK 주민들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며 “부당한 대우가 있을 시 TK 주민들이 먼저 우리에게 ‘결단’을 내리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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