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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부, 코로나19 탓 ‘하노이 회항’에 베트남 대사 초치
장관 간 통화 다음 날 ‘기습 입국 불허’
한국인 200명 베트남 군사시설에 격리
‘韓 입국 제한’ 국가 81개국으로 늘어
베트남 정부가 하노이 공항에 이어 호찌민 공항에도 한국발 여객기 착륙을 불허하기로 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은 이틀째 승객 없이 승무원만 타고 가는 페리 운항으로 현지에 발이 묶인 승객을 태워 오기로 했다. 사진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에 표시된 페리 비행이 예정된 대한항공 인천발 호찌민행 정보.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외교부가 베트남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사전 예고 없이 한국 항공기의 착륙을 불허한 데 대해 주한 베트남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외교부는 “구홍석 아세안국장이 1일 오후 응우엔 부뚜 주한베트남대사를 초치해 지난달 29일 베트남 측의 갑작스러운 공항 변경 통보로 항행 중이던 하노이행 아시아나 729편이 긴급 회항하게 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구 국장은 이날 베트남 측에 “베트남 측의 조치로 우리 국민들이 많은 혼란과 불편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었다”며 “우리 측이 그간 외교채널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양국 간 충분한 사전협의 필요성을 강조했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엄중히 항의한다”고 했다.

또 “많은 수의 우리 국민이 베트남 내에 격리돼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격리조치를 해제할 것과 우리 국민이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베트남 정부가 노력해줄 것을 요구했다.

베트남 정부는 전날 오전 이미 이륙한 아시아나 항공기에 대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대신 꽝닌성 번돈 공항을 이용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이 때문에 이륙한 항공기는 40분 만에 인천 국제공항으로 회항해야 했다.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지역 핵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어온 베트남 정부가 한국인에 대한 무사증 입국을 중단한 데 이어 사전 예고 없이 한국 비행기의 착륙을 불허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그 비행기가 못 갔기 때문에 공항에서 발이 묶인 승객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통해 오늘 새벽 286명이 귀국했다"며 "지금 공항에는 잔류하는 한국인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강경화 장관이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까지 진행했음에도 베트남 정부가 비행기 착륙 금지 조치까지 내린 데 대해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200명이 넘는 한국인을 군사시설에 강제 격리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이분들에 대해서는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계속 연락해서 영사 조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국가는 81개국에 달한다. 외교부는 이들 국가에 대한 외교적 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입국 제한 국가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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