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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구 여행 금지” 격상...강경화 장관도 비건과 통화
차관 통화 나흘 만에 장관까지 나서
“과도한 제한 조치 자제” 재차 당부
美 국무부, 대구 지역 ‘여행 금지’ 발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국에 대한 추가 입국 제한을 유보하며 여행 경보를 ‘여행 재고’ 단계로 격상했던 미국이 대구 지역에 한정해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 미국 정부의 추가 제한 조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과도한 조치는 자제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외교부는 1일 오전 강 장관이 비건 부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 정부의 조치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27일에도 조세영 1차관이 전화 통화를 통해 과도한 입국 제한 조치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조 차관과의 통화 나흘 만에 강 장관이 직접 비건 부장관과 전화 통화를 진행한 데 대해 외교가에서는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 국가가 78개국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미국의 추가 여행경보 격상이 다른 국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비건 부장관과의 통화에서 강 장관은 “양국 간 교류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과도한 조치는 자제하여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으나, 이는 주로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한국 정부는 높은 수준의 검진 역량을 바탕으로 적극적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공유하며 전방위적인 방역 조치를 시행하는 등 최대한의 대응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은 강 장관의 상세한 설명에 사의를 표하며 “한국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응을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또 “코로나19 관련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미 국무부는 대구를 ‘여행 금지(Do not Travel)’ 지역으로 지정하며 경계를 강화했다. ‘여행 금지’ 경보는 국무부의 여행경보 단계 중 최상위 조치로, 사실상 자국민에게 대구 방문을 금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또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에 대한 의료 검사 강화를 주문했다. 다만, 대구를 제외한 한국 전체에 대해선 3단계 경보인 ‘여행 재고’를 유지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일부 지역을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한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2주 이내에 이란을 방문한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히는 등 추가 제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조치는 이날 거론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서며 미국 정부의 추가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다. 정부 역시 미국의 추가 제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상황을 예의주시 중으로, 강 장관이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 격상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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