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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진의 세상보기] 마스크 대란 ‘유감’

대구경북에서 전후 사정은 없이 ‘사재기를 한다느니. 줄을 섰다느니, 판매대가 비었다느니’하는 자극적인 보도들이 최근 들어 줄을 잇고있다. 소식을 접한 외부인들은 그대로 믿고 걱정과 혼란 섞인 우려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정작 지역민들은 덤덤한데 물론 장기적으로 사용할 비축용이 필요한 사람들은 무척 바쁘다.

코로나19 확산 파문에 따른 생활 필수품이 돼 버린 마스크 이야기다. 만약 오늘 하루 당장 사용할 마스크가 없다면 폭동 수준에 준하는 대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대구지역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보기는 무척 힘든다.

공기좋은 외곽 등에는 마스크 낀 인파로 분주하다. (물론 진정으로 없어서 못 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전반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사용할 마스크가 없을 뿐이다. 다다익선이라고 더 구입하기 위한 학부모들이 더욱 성화다. 어느 학원이 아이들 교육을 잘 가르친다느니 하던 정보통 어머니들 입에서 어느 곳에 가면 마스크를 싸게 살 수 있느니 하는 등등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일상다반사가 됐다.

언론들이 ‘장기적으로 사용할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대구시민들’ 이라고만 표현해도 혼란은 반감될 것이다. 여기에 정작 혼란을 안정시켜야 할 정부 등 행정 관청이 결과적으로 더욱 부추기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 더 문제는 그런 정책을 펼쳐 놓고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른다는데 있다.

앞뒤가 맞지 않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누구하나 지적하는 이가 보이지 않는다. 행정당국은 대형 트럭으로 마스크를 옮기는 모습을 보여야 했는지(외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스크 2장씩을 나눠주기 위해 아파트 등 곳곳에서(통·반장을 통해 나눠줘도 충분했을 것인데)주민들을 줄 세워야 했는지 묻고 싶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모임이나 집회 등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오히려 모임을 만들고 있는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행정을 펴고 있어 답답하다.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이 필요할 때다.

이 사태가 숙지지 않는 한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보건당국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정책을 펴 주기를 바란다. 1회성이 아니라 힘들어 하는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이 쭉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보건당국은 10여일 후면 들려 올 어머니들의 외침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벌써 감지되고 있으니 말이다. “개학이 코앞인데 1장씩 나눠 준 마스크를 어린이용 마스크로 교환해 주면 아니되느냐”는 대구 북구 한 가정주부의 걱정스런 일성이 날선 괴성으로 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헤럴드경제 / 대구·경북취재본부장]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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