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4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3단계로 격상하는등 자국민에 한국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 2여객터미널의 면세점이 한산하기만 하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4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3단계로 격상하는등 자국민에 한국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 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하기만하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이 사상 처음으로 유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반토막 난 업체들이 임대료 부담이 큰 공항면세점의 사업성을 낮게 본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T1 대기업 사업권 입찰을 27일 마감했으나 5곳 중 2곳이 참여 업체 미달로 유찰됐다고 밝혔다. 대기업 사업권 5곳(DF2·DF3·DF4·DF6·DF7) 가운데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4개 업체가 모두 참여한 구역은 DF7(패션·잡화) 뿐이었다. DF3·DF4(주류·담배) 구역은 롯데와 신라 2곳이 입찰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DF2(향수·화장품) 사업권은 참여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공항공사가 제시한 DF2 구역의 연간 최소 임대료가 너무 높았던 탓에 업체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은 입찰제안서를 작성할 때 공항공사에서 제시한 예정가격 이상으로 낙찰가(최소 임대료)를 적어야한다.

공항공사는 DF2 구역의 연간 최소 임대료 1161억원의 조건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DF3와 DF4 구역의 연간 최소 임대료가 각각 697억원, 63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현재 임대료 수준에선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면세업계는 공항공사에 지속적으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왔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매출의 40~50%가 급감하면서 임대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임대료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대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총 1조761억원으로 이 중 대기업 임대료가 9846억원으로 전체 면세점 임대료 수익의 91.5%에 달한다.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의 임대료는 915억원에 그쳤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모든 업체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데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구분해 선별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예상 매출액의 35~40% 가량을 임대료로 내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로 매출이 줄면서 매출의 대부분을 임대료로 내고 있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인천공항 T1 임대료 수입의 90%를 대기업이 내는데 중소·중견기업만 인하해주겠다는 것은 ‘생색내기’”라며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같은 해외 공항면세점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임대사업자들을 위해 임대료 인하하고 있는 추세다”고 강조했다.

DF2 이외에도 패션·기타 사업권인 DF6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단독으로 입찰,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에서 유찰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공고를 거쳐 다시 제안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 대상 사업권 3곳(DF8·DF9·DF10)에는 SM·시티·그랜드·엔타스·부산 등 5곳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특히 DF9 영역(전품목)에 4개 업체가 참여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