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이 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이 현실화될 것으로 본 것이다. 단, 통화정책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개최,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1.25%에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관련기사 2면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결정문에서 국내경제 상황에 대해 “설비투자의 부진이 완화되었으나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됐다”며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금년중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대 초반 수준에서 지난 11월 전망치(2.3%)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4%로 종전치를 유지했고, 올해(1.0%)와 내년(1.3%) 물가상승률도 조정하지 않았다.

한은은 물가 흐름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전환, 석유류 가격 오름세 확대 등으로 1%대 중반으로 높아졌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초반을 보이다가 다소 낮아져 금년중 1% 내외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후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에 관련해선 “교역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며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보호무역 주의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 운용방향에 대해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전망에서 2%대 성장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2%대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다.

나이스신평가는 전날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과 내수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사태의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하면 작년 12월 발표했던 2.2%보다 낮은 1%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