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정규의 작살]타인은 지옥이다..부산행 ‘좀비’
웰컴 투 동막골 세상 그리운 사람들
웰컴 투 동막골 포스터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10년전부터 좀비영화와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워킹데드·킹덤·나는 살아있다· Z네이션·아이 좀비·인더 플레쉬·데드셋·블랙썸머 등 엄청난 외국 좀비영화가 쏟아졌다. 2016년 부산행은 한국 대표 좀비영화다. 정체불명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됐다. 단 하나의 남은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위한 몸부림은 치열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42㎞를 지키고 싶은 사람들의 극한 사투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부산도 코로나 19가 뚫었다. 안전지대는 없다. 영화는 영화일뿐인줄 알았다. 요즘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좀비세상이다. 사람들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같은 곳을 찾고있다. 태백산맥 줄기를 타고 함백산 절벽들 속에 자리잡은 영화 속 마을이 그립다. 자연인도 그립다.해외도피는 꿈도 못꾼다.

코로나 19로 이젠 타인은 지옥이 됐다. 외출금지는 기본이다. 서울시는 공무원 출·퇴근시간을 바꿨다. 시민 접촉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보건소는 문을 닫았다. 코로나 19는 확진보다 패닉이 더 무섭다. 마스크를 사기위해 줄을 선다. 마스크를 써도 마음은 무겁다. 재고도 없고 비싸다. 직접 만드는 사람도 있다. 대구에서는 하룻새 172명이 감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서로 불신하고 경계한다. 잠깐이라도 마스크를 쓰지않으면 눈에서 독기를 뿜어낸다. 문화·행사는 올스톱됐고, 영화관·생필품 장소도 썰렁하다. 사람들은 서로 오가는 사람을 꼼꼼히 체크한다. 1m이상 이상 떨어져 다니는것은 매너다. 사체에서 확진 판정도 나온다. 국회는 헌정 사상 폐쇄됐다. 확진 사망하면 유족없이 ‘안녕’으로바로 화장된다.

얼마 전 ‘타인은 지옥이다’ 웹툰과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원래 사르트르는 희곡 ‘출구 없는 방’의 대사를 통해 “지옥, 그것은 타인들이다”라고 했다. 은수미 시장은 수미책방을 통해 “자칫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은 다 지옥이란 뜻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사르트르의 본뜻은 주로 타인들이 우리를 판단하는 잣대로 자신을 결정짓게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평가나 검증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말자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했다.

코로나 19로 썰렁한 유령도시가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감염대응 수위는 ‘심각’이다. 자신이 코로나 의심환자인지, 감기환자인지 분간도 안된다. 병원에서 오히려 감염될까봐 선뜻 나서지도 못한다. 선별치료소가 있지만 내키지않는다. 그러니 집에만 있다. 택배 기사가 와도 택배를 문앞에 두고 가길 바란다. 엘리베이터 타기도 겁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가 기침이라도 하면 코로나 19가 걸릴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출근하는 남편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이들은 ‘방콕’에 징징 울어댄다. 뉴스는 온통 코로나19 특보로 도배한다.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세계는 한국인 기피현상이 가속된다. 자국민 한국여행도 자제를 유도한다. 세계의 시선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옮겨온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신천지와 전쟁을 선포했다. 초유의 신천지 시설 강제폐쇄가 진행됐다.

단테(1265~1321)의 신곡 ‘지옥편’이 따로없다. 희망이 없는 곳은 바로 지옥이다. 단테의 지옥→연옥→천국으로 해피엔딩 되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바랄뿐이다.

이 난리통에 4·15총선 공천 예비후보들의 개념없는 문자는 어김없이, 쉴 새 없이 날아온다. 후보적합도 조사 전화를 꼭 받아 찍어 달라는 호소다. 참 이상한 나라에 황당한 정치인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부산행 포스터.

fob14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