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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 코로나19 일기장

[헤럴드경제(수원·성남)=박정규 기자]작은 책상 달력에 최근 2주간의 동선을 빼곡히 썼다. 기억이 희미하고, 헷갈렸지만 기억을 더듬고 또 더듬었다. 다 작성해보니 일기장같았다.

코로나 19 취재를 다니면서 혹시 감염이 될 경우를 대비해서다. 코로나 19 확진자로 판정되면 정신이 없다. 의료진과 보건소 직원들이 ‘난리통’을 피우는 가운데 동선을 기억해내야한다. 기억이 정확해야한다. 오류가 전달되면 점포나 상가는 초상집이 된다.

죽음의 공포속에 지난 동선 기억은 정말 쉽지않다. 속초에서 발생한 확진자 A씨의 말도 처음에 오락가락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2주전, 심지어 설연휴때부터 동선을 순식간에 기억해내기는 정말 어렵다. 김철수 속초시장 1차 기자회견에 A씨에게 두아들이 있다고 했다가, 다음달인 2차 회견에는 세아들로 바뀌었다. 아들 숫자인데도 말이다. 본인 진술을 토대로 실시하는 기억은 때론 오류의 함정이 숨어있을 수있다. 확진자는 정신이 없다.

지인들에게 코로나 19 일기를 작성하라고 문자로 보냈다. 코로나19에 성역은 없다.

[연합뉴스]

성남시는 감염병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자 정례 시정브리핑(기자회견)은 실시하지않는다. 오는 3월말까지 서면이나 영상브리핑, 메일, 웹하드를 통해 제공하겠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집무실에서 자체격리에 들어갔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접촉이 있기 때문이다. 심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곽상도 국회의원이 주최한 ‘문재인정부 사학혁신방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토론회에는 지난 22일 코로나 19 확진판정을 받은 하윤수 교총회장이 있었다. 인구 120만 염태영 수원시장도 보건소를 폐쇄했고, 인구 8만 김철수 속초시장도 보건소를 폐쇄했다. 성경 메뚜기떼처럼 코로나 19 환자 동선에 노출되면 그자리는 사라진다.

이번 코로나 19에서 기자들은 정말 쉽지않다. 현장을 방문하고 취재하지만 ,코로나19는 기자라고 예외를 두지않는다. 이마트나 쇼핑몰을 다닌 사람들도 언제든지 ‘저승사자’ 코로나 19 방문이 올 수 있다. 확진자 3명이 동시에 나온 수원 광교신도시는 유령도시가 됐다. 우리 모두 코로나 19 일기를 써야할 이유다. 이래저래 한숨이 터져나온다. 확진자로 판정되면 이 일기장을 바로 제출할 셈이다. 그래야 빠른 확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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