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여행 경보’…“한국 여행 재고 권고”
외교부 “예고 없는 이스라엘 조치에 강력 항의”
네타냐후 “과잉 준비가 준비 부족보다는 낫다”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며 한국인에 대한 입국을 금지했던 이스라엘 정부가 이번에는 한국 내 자국민에 대해 철수를 권고하는 등 강력한 추가 조치에 나섰다. 앞서 우리 외교부가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에 “예고 없이 조치가 이뤄졌다”며 이스라엘 정부에 강력히 반발했지만, 이스라엘은 “과잉준비가 준비부족보다 낫다”며 반발을 일축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한국과 일본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같은 날 성명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있는 대구와 경북 지역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여행을 심각하게 재고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미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 대해서는 “철수를 검토할 것을 권고한다”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에서 귀국한 자국민에 대해서는 14일 동안의 자가 격리도 강제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 22일 한국과 일본 관광객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지난 14일 동안 한국이나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24일부터 입국이 금지될 것"이라고 밝힌 이스라엘 보건부에 의해 최근 성지순례를 위해 이스라엘을 찾았던 한국인들이 무더기로 강제 귀국하기도 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스라엘 측의 조치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져 이미 출발한 우리 여행객들에게 불편이 초래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어떤 다른 국가보다 강경책을 써왔다. 과잉 준비가 준비 부족보다는 낫다”며 추가 조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 등의 조치에 대해 “코로나19와 관련해 이스라엘 내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추가 조치에 대해서는 한국 외교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한국에 설명했다.
이날 일부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자국 내 한국인 체류자에 대해 출국을 지시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지만, 외교부는 “한국인 관광객에 대해 격리 등의 조치를 내렸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이스라엘 측과 긴밀한 협의 하에 필요시 여행객 조기 귀국 등 관련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가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교민은 약 800여 명으로, 성지순례 등의 목적으로 단기 체류 중인 한국인 여행객을 포함하면 2000여 명에 달한다. 이스라엘 외교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한국인의 출국을 검토하는 등 강경책을 이어가며 한국과의 외교적 마찰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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