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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진의 올댓M&A] 출범 2년 초대형IB, 라임발 지각변동 예고되나
〈1〉 M&A시장의 ‘교차로’ 초대형IB, 성과와 숙제는?

◇기업의 인수와 합병(M&A), ‘신의 한 수’를 놓기 위해 물밑에서 시작한 대규모 딜(deal)은 예측 못한 시점에 전격적으로 발표됩니다. 그 이면에는 어떤 플레이어들이 있을까요? 기업을 팔고 사는 수요는 어디서 만나는지, 가격은 누가 어떻게 책정하고 돈은 어떻게 끌어오는지, 인수 후 기업은 어떻게 통합되고 새로운 캐시카우로 탄생하는지, 생생한 M&A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 연재를 시작합니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내걸고 출발한 초대형IB(투자은행)가 출범 만 2년을 지났다. 그동안 초대형IB들은 자기자본을 급격히 불려가며 돈과 정보의 흐름이 집중되는 자본시장의 ‘교차로’를 자처해 왔다. 그러나 최근 라임 사태 등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는 성장가도를 달리던 초대형IB 판도에 빨간불을 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기존 5곳의 초대형IB 다음으로 합류를 추진해 온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라임 사태로 큰 변수에 직면했다. 금융감독원은 신한금투가 라임자산운용과 공모해 무역금융펀드 관련 불법행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불완전판매 혐의 이상으로 사기, 부실 은폐 등 의혹이 확정되면 영업정지 등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신한금투는 당초 초대형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청을 올초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향후 2~3년간 신사업 인가가 어려워진다. 신한금투는 초대형IB 진입을 노리고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 6600억원의 유상증자도 진행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기관은 라임 사태가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 인가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출범 이후 초대형IB 증권사들의 IB부문 수익은 해마다 급증세였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대형사들의 IB 수수료 수익은 2016년 4610억원에서 2017년 9129억원, 2018년 1조1050억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초대형IB들은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기업공개(IPO) 등 전통적 IB분야에 더해 최근에는 비(非)전통적 IB분야인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체투자 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현재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돈으로 기업대출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어 부동산PF, 대체투자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최근에는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IB 부문 내 한정된 기능을 담당했던 부동산PF 업무를 조직개편을 통해 본부로 격상하는 증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최근 지나친 ‘부동산 쏠림’을 경계하고 있다. 당초 초대형IB를 지정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의 자금줄을 담당하는 모험자본의 역할을 기대한 것과 달리,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부동산 관련 투자에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미만으로 하는 규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 발행, 대형 M&A 건에서의 인수금융 참여 등 돈이 흐르는 길목에서 초대형IB들은 정보력과 자금력을 갖춰가며 성장해왔다”며 “국내 투자은행들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같이 자본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춘 플레이어로 자리잡기까지는 금융사고 등 잠재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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