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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수난시대’
코로나·미세먼지 등 운영 걸림돌
5년새 이용객 33% ‘적자 눈덩이’
서울시 “수익구조 개선 검토할 것”
19일 오후 서울광장 주변에 시설물 철거를 위한 가림막이 쳐져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난 1일 조기 폐장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오는 26일까지 철거된다.

‘집회에, 미세먼지에, 코로나까지…’

서울 도심의 겨울 명소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의 수난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민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즐기는 관광 명소로 떠올랐지만, 도심 대규모 집회, 미세먼지 대책에 따라 휴장을 거듭하더니 올해는 코로나19까지 덮쳐 조기 퇴장 당하는 굴욕까지 맛보고 있다. 이용객은 5년 새 33% 줄었는데, 이용료는 15년째 ‘1000원’에 전기료와 인건비 등 운영비는 늘어 운영사는 ‘울상’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광장 스케이트장과 올해 첫 선보인 노들섬 스케이트장이 지난 1일 약속된 운영기간 보다 각각 9일, 16일씩 앞당겨 조기 폐장돼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의 하나다.

서울광장의 경우 이번 시즌(2019년12월20일~2020년1월31일)에 43일간 모두 11만9047명, 하루 평균 2768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겨울(52일간 17만7383명)과 비교해 총 이용객 수는 33.9%, 일평균은 18.9% 각각 줄었다.

전체 이용객 수는 ▷2015년 56일간 17만3421명 ▷2017년 70일간 15만2931명 ▷2018년 52일간 12만4456명 등 매 시즌 내리막이다. 2016년에는 태극기 집회가 서울광장을 장기 불법 점유해 휴장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겨울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용객 발길이 뜸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운영비는 늘어나는 여건이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안전요원 시급이 올랐고, 이번 겨울에는 유난히 따뜻한 날씨로 인해 아이스링크 내 빙질 유지에 드는 전기료도 크게 올랐을 것으로 가늠된다. 이용료 수입에서 운영비를 뺀 운영손익은 공개입찰을 거쳐 선정되는 민간 운영사 몫이다. 운영업체가 볼멘 소리를 내는 이유다. 노들섬 스케이트장 운영업체인 메이저스포츠 관계자는 “서울광장의 경우 기반시설 설치에 드는 시 예산과 이용료는 그대로인데, 민간기업이 부담하는 전기료, 인건비, 편의시설 이용에 드는 오수처리비 등 운영비가 늘어 적자폭이 커졌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2018년까지 지난 4년간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운영했는데 한번도 흑자를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시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 역대 최대인 예산 12억5000만원을 썼다. 설치비 10억원에 개장식과 제야행사 등 문화행사에 2억5000만원이다. 종전에는 우리은행이 매해 5억원씩 협찬했는데, 시금고가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바뀌면서 지난해 협찬이 끊겼다.

2004년 첫 개장 이래 한번도 바뀌지 않은 이용료(1시간에 대여료 포함 1000원) 인상 논의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시민건강과 스포츠복지 차원에서 유지해 온 무료에 가까운 이용요금을 외국인 이용 증가 추세를 반영하고, 저소득자 등 취약계층 혜택을 분리해 보다 세분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1000원은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도 “시 예산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 올해는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3000~5000원으로 올릴 지, 수익구조를 좋게 할 다른 방안이 있을 지 등 두루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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