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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복귀” 文발언 사흘만에…“잠잠해진줄 알았는데, 정부 못믿겠다”
시민들 “잠잠해지나 싶었는데…다시 공포” 입모아
31번째 확진자 서울 출입 소식에 서울시민도 공포
확진자 없었던 부산 등 全영남권 코로나 공포 확산
지난 19일 오전 대구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윤호·박병국·박상현 기자]“불안해하지 말라고 하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새 50명이 넘어 버렸다. 대통령부터 정부까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주말에 약속을 잡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도선동에 사는 강모(40) 씨는 2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코로나19가 완전히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성급한 발표를 한 것 같다. 이전보다 불안감이 더 커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 지역에 거주하는 문모(42) 씨도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영업사원이다 보니, 감염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확산돼 일이 손에 사실 잡히지 않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틀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50여 명이 급증, 이날 오전 10시 현재 82명까지 늘면서 시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서 열린 경제 부처 업무보고에서 “일부 언론을 통해 지나치게 공포나 불안이 부풀려지면서 경제 심리나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아쉬움이 남는다”며 “일상으로 복귀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발언한 지 사흘 만에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만 48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이 현실화되면서 감염 공포가 전국을 덮치는 상황이 됐다.

지난 주말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졌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창궐이 본격화된 이달 초에 비해, 매출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 재고 상황도 나아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영화관 관객수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통계가 제시되기도 했다. 지난 17일 문 대통령의 발언도 이 같은 기조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 이틀 만인 지난 19일,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걷잡을수 없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3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사람들에게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가 현실이 됐다. 문 대통령도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대구가 비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워킹맘 김모(37) 씨는 “현재 살고 있는 집 인근의 범어네거리는 원래 차도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하지만 지금 차도 사람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이어 “지역 전체 분위기가 흉흉해졌다. 앞으로 2주 동안에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구·경북의 방역이 뚫리면서 영남 지역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부산·경남에서는 양산부산대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해운대백병원, 3곳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방문해 응급실이 폐쇄됐다. 이들은 모두 음성으로 판명났다. 부산 금정구에 사는 박모(34)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가나 생각하고 마스크도 잘 안했다. 갑자기 대구에서 확진자가 많이 생기고 부산 응급실도 여러 군데 폐쇄됬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루 종일 불안했다”고 토로했했다.

확진자의 대부분이 대구·경북에 몰려 있지만 이들을 감염시킨 31번째 확진자가 증상 열흘 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직장 주최 세미나에 참석한 것이 드러나면서 서울에 사는 사람들도 우려가 크긴 마찬가지다. 이날 강서구에서 만난 오재석(54) 씨는 “확진자들은 외부 활동을 하지 않겠지만, 아직 확진이 판명되지 않은 분들이 활동하고 있을 것”이라며 “누가 보균자인지 알 수 없어 우려가 된다. 지금까지는 관리가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31번째 확진자가 서울에서 열린 회사 세미나에 왔다는 얘기도 들었다.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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