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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 “외출 최대한 자제…신천지 대구교인 전수조사”
20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3호선 황금역 승강장이 출근 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연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병진(대구)·윤호·박병국 기자] “사람과 마주치기가 겁난다.” “살면서 이렇게 도심이 텅 빈 모습은 처음 봤다” “도시 전체가 흉흉해졌다.”

지난 18일 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사흘 내리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이 혼돈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나도 언제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외출은 물론 사람들과 접촉을 기피하고 있다. 번화가와 지하철역 등 도심 전체가 텅빈 모습이다.

20일 하루 유동인구가 수십만명에 달한다는 대구 최대 번화가 중구 동성로에는 오가는 시민들이 크게 줄어 썰렁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동성로 거리에서 만난 이모(41) 씨는 “지난 밤에 걱정이 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회사 출근을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사람과 마주치는 것이 겁이 난다”고 말했다.

특히 31번째 확진자가 다녔던 신천지 대구교회가 위치한 남구 주민들의 걱정도 컸다. 영남대병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박모(45) 씨는 “코로나로 찾아오는 손님이 전혀 없다”며 “배달 주문 손님도 평소보다 반토막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주민 김모(61) 씨도 “나름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는데 패닉 상태다”며 “거리마저 한산한 느낌이다. 동대구역에서 코로나19 환자 가짜 추격전을 할 때부터 불길했다”고 털어놨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근접한 곳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주민도 “오늘도 지역에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것에 충격을 받았다.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썰렁한 느낌은 마찬가지였다.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에 산다는 김모(37) 씨는 “여기(범어네거리)가 “원래 차도 많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하지만 지금 차도 사람도 크게 줄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역 전체 분위기가 흉흉해졌다. 앞으로 2주 동안에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역시 수성구에 거주하는 구모(49) 씨도 “대구 살면서 도시 전체가 이렇게 텅 빈 건 처음 본다”며 “코로나19의 실체를 모르니까 두럽고 답답하다. 심적으로 평정심을 찾기가 무척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대구시 등 당국의 대처도 긴박해졌다. 단계도 한층 강화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오전 10시 현재 대구 지역 확진자가 23명 늘어 총 34명이 됐다. 23명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돼 있다”며 “오늘부터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방역 차단 수준인 현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향적인 관련 대책의 전환과 지역에 대한 지원을 정부에 요청한다”며 “한 단계 높은 대책의 일환으로, 시민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일상생활 중이나 가정 내에서도 꼭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시교육청은 20일 교육부와 보건당국의 협의를 통해 일선 초·중·고교의 개학 연기를 검토하기로 했다. 시내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휴원했다. 다음달 8일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스타들이 출연키로 한 ‘SBS 인기가요 슈퍼콘서트 in 대구’가 취소된 데 이어 대구시 산하 공연과 전시 시설도 이날부터 모든 공연과 전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시설물을 닫기로 했다.

한편 대구·경북에는 가짜뉴스들이 카카오톡, 인터넷 카페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난무해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권 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도 혼란과 불안만 가중되는 만큼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전파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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