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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北 납치 문제 도와달라”…틀어진 북미 관계 속 달라진 日 셈법
‘공조’ 강조하며 韓 정부와 납북 문제 논의
“日 측이 먼저 요청…구체적 논의는 없어”
북미 교착 상황에서 日 독자 행동 가능성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일본 정부가 최근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우리 정부 고위급과 여러 차례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멈춰버린 북미 대화가 좀처럼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본 측도 독자 행동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18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총리 직속 ‘납치문제대책본부’ 관계자들은 최근 우리 외교부에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의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면담을 요청했다. 이미 청와대와 통일부 등 정부 고위급과도 대화를 진행한 일본 측은 납치 문제 논의를 위한 대북 대화 채널에 관련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사정에 밝은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 납치대책본부 차원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위해 여러 방식으로 대화를 진행 중”이라며 “최근 한국 정부와의 만남에서 일본측은 북미 대화 일정과 별도로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일본 측에서 면담을 요청해 18일 면담을 예정했지만, 다른 사정 탓에 한차례 연기됐다”면서도 “이른 시일 내로 서울에서 구체적인 면담 형식의 대화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일본 측이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과 접촉을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납치대책본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006년 총리로 취임한 직후 출범시킨 단체로, 아베 총리는 직접 본부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관방장관과 외무상도 부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일본 정부는 대북 문제와 관련해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며 북미 대화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 해왔다. 특히 일본인 납북 문제는 미일 정상회담때도 꾸준히 거론된 일본의 주요 관심사로, 한일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의 협조를 거듭 요청해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외교적 성과가 시급한 아베 총리가 북미 대화를 기다리지 않고 독자적인 움직임을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납치 피해자 가족을 총리 관저로 초청한 자리에서 “북미 관계가 교착된 상태에서 일본이 직접 협상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며 독자 행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과의 현안이 많지만,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측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 측은 납북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만남 때마다 강조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된 공조 방안 등은 아직 없는 상황으로, 실제 해결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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