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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 메신저서 팔리는 자동차

홈쇼핑 채널에 자동차가 등장한 게 화제였다. 그런데 이제는 메신저상에서도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나날이 빨라지는 트렌드의 변화 속에 시장과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업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얼마 전 프랑스에서 자동차업체 르노가 이런 고민을 안고 인스타그램 문을 두드렸다. 젊은층을 겨냥한 한정판 차량을 선보였는데, 한 달도 안 돼 100대 모두 팔렸다. 이 중 스무 대는 메신저 기능을 통한 구매였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고관여 제품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구매 전에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인다. 그러나 디지털마케팅의 발전은 이런 대표적인 고관여 제품들을 손 앞의 클릭이 주도하는 세상 속으로 과감히 들여왔다. 기술발전과 이에 발맞춘 소비자의 행동변화가 낳은 합작품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소비자도 변하게 마련이다. 두 요소의 결합은 새로운 트렌드로 이어진다. 가상현실 같은 신기술의 도입은 이를 더욱 가속화하지만 예측이 쉽지 않아 불확실성도 커진다. 이런 변화에도 마케팅전문가들은 새로운 앱이나 기기, 더 나아가 새로운 소비행태에는 기업보다 소비자가 훨씬 빠르게 적응한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소비자는 앞서가고 기업은 영원한 팔로어 인 셈이다.

지난해 소위 대박을 터뜨린 전략이 오늘은 더는 안 통하는 시대 속에서 더 위험한 것은 트렌드에 뒤늦게 뛰어들거나 아예 놓쳐버리는 것이다. 그런 실수를 안 하고자 기업들은 치밀하게 연간계획을 짜지만 새로운 트렌드 출현에 즉각 대응하고 반응할 수 없다면 무의미하다.

소셜미디어업계에 종사하면 이러한 트렌드 변화를 더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때론 생활양식 곳곳에 감지되는 변화가 마케팅의 단초를 제공하는데, 페이스북이 발간하는 보고서에 따르면 보통 샤워는 빨리 끝내는 것이 익숙했던 미국인들의 샤워시간이 최근 늘고 있다고 한다. 단순 위생보다는, 나만의 휴식시간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됨을 엿볼 수 있다. 멕시코에서는 일본음식 소비가 대세로 떠오르고, 더 가까이 필리핀에서는 여성의 화장단계가 간소화되고 있는 트렌드도 감지된다.

이처럼 어디서 어떤 변화가 트렌드로 떠오를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메신저를 통한 대화형 상거래가 대표적이다. 웹사이트가 아닌 메신저를 통한 거래는 동남아 시장 위주로 막강한 트렌드로 뿌리내리며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디지털마케팅의 진화 역시 이러한 변화 속도를 더욱 부채질한다. 증강현실 기술은 제품 구매 전 이미 가상으로 사용감을 제공한다. 메신저 봇과 대화로 궁금한 점을 묻고 주문을 넣는다. 불과 십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렵던 비즈니스와 소비행태가 이런 발전에 올라탄 채 트렌드를 또 저만치 옮겨놓는다. 결국 기술발전과 소비패턴의 변화는 기업이 계속해서 민첩하게 움직이도록 요구할 것이다. 가상현실에서의 쇼핑이 더 익숙할지도 모를 차세대 소비자들의 소비변화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에게는 TV광고에 의존한 과거 마케팅 기법이 통할리 없다. 때문에 빠른 속도와 유연성은 이제 스타트업이나 창조적 파괴기업의 전유물만이 아닌 모든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과제이자 성공요소가 됐다.

르노자동차의 실험정신이 기대되는 이유도 이런 변화를 재빠르게 수용하고 포용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기술과 접목된 소비패턴의 변화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거실에서 헤드셋을 쓴 채 차 인테리어를 둘러보는 시대가 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많은 기업들이 변화의 파고를 당당히 넘어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를 탐험하고, 이를 새로운 결실로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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