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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라임사태 막자!②] 예견된 라임 사태, 어떻게 흘러왔나
‘수탁액 6조원’ 사모운용업계 1위에서 끝모를 추락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지난해부터 불거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는 회사의 방만한 운용과 의도적인 수익률 부풀리기, 소비자 기만 등이 한데 뒤얽힌 ‘역사상 최악의 금융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펀드 운용 과정에서의 실수나 단순 손실이 아닌 사기성 거래였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면서 금융권 전반의 신뢰도를 갉아먹은 희대의 스캔들로 비화되는 형국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원종준 대표가 창립한 투자자문사에서 시작해 2015년 전문 사모운용사로 전환했다. 자기자본금 338억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설립 7년만인 지난해 7월께에는 6조원에 육박하는 수탁액으로 사모전문운용업계 1위로 올라서 주목을 받았다.

투자업계에서 단기간에 자리를 잡는 듯했던 라임자산운용은 곧 ‘파킹거래’ ‘좀비회사 투자’ 등 의혹을 받았고, 이윽고 지난해 10월9일 라임이 6200억원 규모의 펀드 자금을 환매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파국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된 펀드는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I D-1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들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들이었다.

이어 같은 달 14일 2436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 ‘플루토 TF 1호’의 추가 환매를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금융당국과 업계에서는 단순 유동성 리스크로 인한 운용 실수로 라임 사태를 인식하는 데 그쳤다. 코스닥시장 침체에 따라 CB와 BW 등 가치가 급락해 발생한 이슈라는 시각이었다.

11월 중순 라임 이종필 전 부사장이 잠적하면서 라임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됐다.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벌어진 8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다 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한 채 자취를 감춘 것이다.

이어 12월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이 ‘펀지 사기’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으로부터 자산 동결 등 제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라임은 6000억원대 무역금융펀드의 40% 가량을 IIG 헤지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소 수백억원의 투자금 손실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이어 올해 1월 플루토·테티스 펀드에 투자한 ‘크레디트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도 추가로 5000억원 규모로 환매 중단이 예고됐다. 라임이 부실 펀드 손실을 막기 위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펀드 자금을 빼내 ‘돌려막기’한 것까지 포착돼 파장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11월부터 라임의 3개 모펀드에 대해 실사를 진행해 온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7일 ‘플루토 FI D-1호’의 회수율은 약 50%, 메자닌펀드 ‘테티스 2호’는 약 60% 선이라는 결과를 라임 측에 전달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달 말 나머지 1개 펀드인 ‘플루토 TF 1호’에 대한 실사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라임 측은 개별 펀드 기준가를 산정하고 오는 14일 판매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같은 날 사모펀드 개선안을 발표한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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